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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산업, 세계시장 씹어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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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리그를 씹어먹다'는 표현이 있다. 스포츠 장르에서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플레이어에게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영화시장은 어떨까. 한국 영화시장은 전세계를 '씹어먹을' 수 있을까. 9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진행된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중국의 무서운 질주, 경계할 필요

중국의 영화산업은 정부의 지원하에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우 CGV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중국의 1위 극장 사업자인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1위 극자사업자 AMC를 인수한데 이어 라이온스게이트 스튜디오 지분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 내 영화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다"라며 "중국 정부는 인위적으로 시장을 조정해 해외 영화 쿼터를 정하고 중국영화 성장을 지원중이다. 이에 힘입어 2013년 자국 영화 점유율이 59%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영화시장에서 기존 강세 시장인 북미와 유럽은 성장세가 둔화됐고 아시아 지역이 전세계 영화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무려 40.3%가 성장해 2013년 35억달러 시장이 됐고 한국도 15.2%가 성장해 14억 달러 시장이 됐다.

동남아는 아직 인당관람횟수는 현저하게 낮지만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수 대비 스크린수도 많이 낮은 상황에서 자국 영화수준이 많이 낮아 진출의 여지가 높다. 게다가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에 호의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의 성장 가능성, 얼마나 될까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 2009년 12%, 2012년에는 18%의 급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1조 6642억원의 시장이 됐다. 지난 2013년 처음 관람객 2억명을 돌파했고 1인당 관람횟수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이 3.92회, 프랑스가 3.28회이고 말레이시아는 2.08회에 불과하다.

한국의 1위 극장 사업자인 CGV는 세계 시장에서는 10위권, 아시아에서는 2위권에 랭크돼 있다. 1위는 다롄완다그룹에서 인수한 미국의 AMC로 2013년 미국 중국에 6537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미국의 리갈 시네마로 스크린수는 AMC보다 더 많은 7367개관이다. CGV는 한국 중국 미국 동남아 지역에 1506개관을 보유하고 1억 1500만명의 관람객수를 기록했다.

이 부분에서 한국 영화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세계 극장 사업자 중 AMC를 제외하고 10위 안에 속한 사업자 중 아시아권은 한국의 CGV 뿐이다. 게다가 CGV는 한국 중국 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지역에도 이미 진출한 상황이다. 1위부터 9위 사업자가 미국 유럽에 집중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김 본부장은 "CGV는 영화시장이 낙후한 국가에 우선 진출한다. 또 로컬업체와 차별화 전략을 펼쳐 특별관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현지인 육성을 강화하고 현지 영화제작지원까지 진행하면서 동반 성장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014년에는 글로벌 매출이 20%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80% 이상 차지하게 만들 예정이다. 스크린 수도 10000개 이상 확보하고 관람객도 7억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예측대로 한국의 영화산업이 전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