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10년 만에 없어진다. 2016년부터 신인 선발 제도가 완전히 자유선발로 돌아간다.
제도가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 K리그는 1983~1987년까지 자유선발로 신인 선수를 뽑았다. 이후 드래프트(1988~2001년)→자유선발(2002~2005년)→드래프트(2006~2012년)를 번갈아 시행하다 2013년부터 드래프트와 점진적 자유선발 제도를 병행해 왔다.
제도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다. 1월부터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와 K리그 클래식, 챌린지(2부 리그) 구단 실무자들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자유선발에 대한 논의를 마쳤다. 이 안건은 13일 연맹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완전 자유선발 제도의 초점은 선수에게 맞춰져 있다. 화두는 선수의 직업 선택 자율 보장이다. 선수들은 자신이 원하는 팀을 골라서 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계약금 3~4억원씩 받고 입단했던 과거와는 약간 다르다. S급에 해당하는 선수만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최대 1억5000만원이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기본급은 3600만원이다. A급과 B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계약금이 없다. A급은 계약기간 3~5년, 기본급 2400만~3600만원 사이로 계약이 가능하다. B급은 계약기간 1년, 기본급 2000만원이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은 계약금이다. 완전 자유선발 제도인데 계약금에 제한을 둔 부분이다. 연맹 관계자는 "구단 재정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계약금이 턱없이 높아지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또 신인 선수 연봉도 제한을 둬 기존 선수들과의 위화감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조건의 자율보다는 선수의 팀 선택 자율을 보장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S급 선수의 수급 인원 제한도 연맹이 마련한 안전장치 중 하나다. A급과 B급은 제한없이 영입이 가능하지만 S급은 각 구단별로 3명씩 선발할 수 있다. 특정 구단이 우수 선수를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관계자는 "S급 인원을 제한하지 않으면 팀간 전력차가 커져 리그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희망도 부푼다. 우수 선수의 대량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드래프트 시대에는 연 평균 40명의 유망주가 일본 등 해외로 빠져나갔다. 이 중 10~15%는 국내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었다. K리그 스타 부재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사실 돈의 논리에서 K리그가 밀렸다. 일본 신인 선수 연봉은 480만엔(약 4300만원)이다. 그러나 이젠 연봉 부분에서도 K리그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다만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이 불보듯 뻔하다. 때문에 좋은 선수를 미리 점찍어 두기 위해 지도자나 부모 등이 불공정 거래를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학교와 지도자에게 흘러 들어가는 돈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에 대한 부분을 엄격하게 제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