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재학(25)의 초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아직 첫 승 신고를 못했다. 비로 몇 차례 등판이 연기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 등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3차례 선발등판, 1차례 구원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재학은 지난 25일 LG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1홈런)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째다.
지난 21일 김경문 NC 감독은 삼성전에서 이재학을 구원등판시켰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 탓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이재학이 좀더 편안한 상태에서 밸런스를 잡으라는 의도에서 일부러 올렸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재학은 2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압감에서 차이가 나는 선발등판은 역시 달랐다. 25일 LG전에서 이재학은 82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42개에 불과했다. 이재학은 투피치(직구+체인지업) 투수인데 두 구종 모두 제구가 불안했다. 원래 볼이 빠른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직구 최고구속이 140㎞대 초반은 됐다. 올시즌은 140㎞를 넘기는 것이 상당히 버겁다. 여기에 제구까지 흔들리니 기댈 언덕이 없다.
올시즌에 앞서 이재학은 슬라이더를 추가 장착하기로 했다. 투피치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3년 10승5패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88, 지난해 10승9패에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사이드암스로인 이재학은 흔들리는 볼끝, 일명 지저분한 스타일로 상대 타자들을 압박했다. 자꾸보면 눈에 익을 수 밖에 없다고 여겨 올해는 3년 연속 두자릿 수 승수를 위해 변화를 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이재학의 부진은 김경문 감독의 구상에도 큰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찰리와 해커 등 2명의 외국인투수 외에 이재학까지 3명은 확실한 선발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찰리도 2승2패에 평균자책점 5.01로 지난 2년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붙박이 선발 2명이 갑작스럽게 흔들리자 초반 6연승 등 신바람을 내던 NC도 9승12패(9위)에 머물러 있다. 지금 이재학에겐 첫 승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시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