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에 순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쾰른과 레버쿠젠은 15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쾰른은 독일에서 손꼽히는 대도시다. 그러나 성적은 영 신통치 못하다. 1부와 2부리그를 오가고 있다. 반면 레버쿠젠은 승승장구중이다. 모기업의 탄탄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매 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한다. 쾰른팬들에게는 레버쿠젠이 눈에 가시나 다름없다.
쾰른은 이번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다. 2시즌 만에 레버쿠젠과의 '라인강 더비' 를 성사됐다. 전반기 레버쿠젠 홈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쾰른은 1대5로 대패했다. 레버쿠젠은 더비 대승을 기념하는 머플러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치욕을 맛본 쾰른은 홈에서 열리는 2차전 설욕을 다짐했다.
25일(한국 시각) 독일 쾰른의 라인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쾰른과 레버쿠젠의 2014~2015 분데스리가 30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날 쾰른의 구도심에서 양 팀 울트라스 간 난투극이 일어났다. 50여명의 팬들이 일시적으로 구금되었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더비답게 경기장 주변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폭우가 내렸지만 더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힐 수는 없었다.
양 팀의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이다. 레버쿠젠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반면 쾰른은 좀처럼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쾰른은 힘을 냈다. 레버쿠젠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반 42분 레버쿠젠에 페널티킥을 허용했으나 호른 골키퍼가 찰하노글루의 킥을 막아내며 위기에서 구해냈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던 레버쿠젠의 슈미트 감독은 후반 9분 손흥민을 빼고 최근 컨디션이 좋은 브란트를 투입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브란트가 투입되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골을 터트렸다. 추가골을 위해 쾰른의 골문을 노렸지만 번번히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후반 38분 피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쾰른은 동점골 이후 레버쿠젠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역전을 노릴 수도 있었다. 홈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이 힘이 되었다. 결국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마무리 되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상대하는 양 팀 선수들의 태도는 정 반대였다. 레버쿠젠 선수들은 믹스트존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았다. 반면 쾰른 선수들은 경기 후 홈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쾰른의 스퇴거 감독은 "어려운 경기 였지만 승점 1점을 거둬 만족한다"고 말한 반면 레버쿠젠의 슈미트 감독은 "아쉬운 경기였다. 승점 3점을 거둘만한 경기력은 아니었다"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쾰른은 지난 21라운드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원정 경기에서 팬들이 난동을 부려 홈에서 열리는 5경기의 골대 뒤 응원석을 폐쇄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때문에 경기장 최대 수용인원(5만2000명)에 모자라는 4만65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쾰른(독일)=이명수 통신원 leems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