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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kt, 유격수 심우준은 무조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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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꼭 키워내야 하지 않겠나."

kt 위즈에게 2015년 봄은 잔인하다. 큰 희망을 품고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진입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28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3승21패. 1경기 이기기가 너무 힘들다.

어찌됐든 성적의 단순 수치를 떠나 어느정도 예상이 된 일이다. 전력이 선배 팀들에 비해 약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한 문제. kt로서는 현실적으로 올해 경험을 쌓은 뒤 내년 시즌 성적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바로 윗 선배인 NC 다이노스가 그랬다. 2년차인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첫 시즌 1군 팀으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두 번째 시즌 대대적 전력 보강을 통해 승부수를 던진게 성공했다.

중요한 건 당장 팀 전력을 책임질 주전급이 아니더라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팀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는 것. NC의 경우에도 지난해 박민우라는 신데렐라가 탄생하며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1명이라도 키워내야 한다. kt 조범현 감독도 이를 잘 알고있다. kt는 시즌 전 야수에 김사연 김동명 문상철, 투수 고영표 등이 큰 기대를 모았지만 세 사람은 현재 부상, 부진 등으로 1군에 없다. 오히려 야수진에는 심우준 김민혁 김태훈 송민섭, 투수진에는 이창재 심재민 엄상백 등이 기회를 얻고 있다.

이 중 조 감독이 가장 눈여겨보는 선수는 바로 유격수 심우준이다. 조 감독은 심우준 키워내기 프로젝트에 가동했다. kt의 주전 유격수는 FA로 영입한 베테랑 박기혁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SK 와이번스전부터 심우준의 선발 출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5경기 17타수 무안타. 그래도 계속 경기에 나간다. 박기혁이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돼있다. 부상이 없는 FA 영입 선수 대신 신인 선수를 주전으로 출전시키는 것,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심우준의 출전, 두 가지 이유가 섞여있다. 먼저 심우준이라는 선수 자체가 가진 가능성이다. 심우준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1m83, 75kg의 훤칠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아직 안정적이지는 못하지만, 힘도 좋고 스피드도 있어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자질을 갖고있다는 내부 평가다. 조 감독은 "수비의 경우 경기에 나서며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기혁의 부진도 심우준에게 기회가 됐다. 박기혁은 개막 후 19경기 타율 1할1푼6리로 매우 부진하다. 단순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오래 몸에 익은 스타일이 문제인데, 약간은 헐렁하게 보일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조범현 감독이 선호하지 않는다. 실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더 단단한 플레이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 감독은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꼭 키워야 할 선수는 키워야 한다"라고 말하며 "1순위를 선택하자면 심우준이다. 선수 자질도 좋고, 향후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가장 영입하기 어려운 포지션이 유격수다. 그래서 우리가 꼭 키워내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kt 코칭스태프는 심우준이 올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 어느정도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일 일찌감치 마쳤다는 후문이다. 가능성에서 합격을 받았다면 앞으로 심우준을 볼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