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징계. 한 시즌을 보내는 각 팀이 피할 수 없는 변수다. 시기에 따라선 한 시즌 농사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2015년 K리그 초반 순위경쟁 판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즌 개막 두 달째를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들려오는 부상-복귀 소식에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공백에 우는 팀이 있는 반면, 긴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는 주력자원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구단도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5월 K리그 클래식,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살인일정을 앞두고 짐을 하나 덜었다. 공격수 산토스가 곧 전열에 복귀한다. 시즌 초반 정대세와 함께 공격라인에서 호흡을 맞춘 산토스는 8일 오른무릎 내측 인대를 다쳐 한 달간 재활에 매달렸다. 다음달 중순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전북과의 클래식 9라운드에 깜짝 출격 가능성이 있다. 산토스가 복귀하면 기존 염기훈 정대세에게 가중된 부담감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4월 한 달간 무승(2무3패)에 그친 광주도 김호남의 복귀에 기대감이 크다. 그는 12일 전북전에서 손가락이 골절됐다. 김호남이 빠진 사이 광주는 2무1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3월 한 달간 무패(2승1무)를 기록하며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면모가 김호남의 복귀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인 울산도 왼쪽 풀백 정동호의 부상 복귀가 임박하면서 스쿼드 구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전남은 이종호의 부상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26일 전북전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장기이탈이 점쳐졌지만 정밀진단 결과 수술 없이 4주간 재활을 하면 된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테보와 함께 공격라인에서 맹활약한 이종호의 공백은 큰 구멍이다. 측면 자원 김영욱의 부상까지 더해져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FC서울은 수비 공백에 한숨이 깊다. 광주전에서 쓰러진 김진규는 진단결과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10주간 장기 이탈한다.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부상한 오스마르 역시 코뼈 골절로 정상적인 활약이 어려울 전망이다.
제주는 김호준 송진형 까랑가 이 용 정다훤 등 주력 절반이 빠져 나가면서 스쿼드 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 부산은 공격수 한지호, 포항은 수비수 김광석이 비운 스쿼드의 대체자 찾기에 부심 중이다.
5월의 싱그러움은 클래식 12팀에는 사치다. 6월에 펼쳐지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휴식기를 앞두고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는 승부의 연속이다. 작은 변수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상당기간 공백이 불가피한 부상은 더욱 그렇다. '부상주의보'가 5월의 K리그 기상도를 감싸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