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KBO리그가 열심히 쉬지 않고 달려왔다. 8일 현재 팀 별로 많게는 58경기, 적은 팀은 53경기를 치렀다. 앞으로도 최소 86경기에서 최대 91경기까지 남았다. 첫 144경기 시즌이라 현장에서 "참 길다"는 얘기가 나온다.
6월 둘째주(9일~14일)에도 10개팀이 팀당 6게임씩을 앞두고 있다. 아직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 아니다. 결국 순위 싸움은 올스타전 휴식기(7월 17일~20일)를 마치고 시작된다. 그때까지는 상위권팀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벌어놓은 승수를 더 쌓으려고 할 것이고, 승률 5할 아래 팀들은 5할에 근접하려고 발버둥을 칠 것이다.
▶순위 고착화, 너무 빠르다
SK 와이번스가 최근 부진하면서 상위권에서 이탈했다. 그러면서 삼성 NC 두산 넥센의 '4강' 구도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2위 NC에 2게임 앞선 삼성은 아랫 팀들과의 격차를 좀더 벌리면서 안정적인 선두를 달리고 싶어한다. NC는 지난 주중 삼성전에서 1패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면서 삼성 견제에 성공했다. 두산과 넥센도 삼성을 끌어내리지는 못하더라도 계속 붙어서 가길 원한다.
SK 롯데 한화 KIA는 '4중'이다. 이 4팀은 5할 승부가 관건이다. 5위 SK는 4위 넥센과 2.5게임차다. SK와 롯데는 이번 주말 3연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혈투를 앞두고 있다. 한화는 주중 삼성전, 주말 LG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삼성에 3승2패로 앞서 있다. 또 LG와는 3승3패로 팽팽했다. KIA는 넥센, 삼성과 6연전을 갖는다. 넥센에 1승5패로 열세이고, 삼성과 3승3패다. KIA로선 이번 6연전에서 무너질 경우 승률 5할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다.
한달 이상 9위에 머물러 있는 LG와 10위 kt는 굳어진 순위를 바꿀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5연승 이상의 긴 연승이 한번쯤 있어야 한다.
▶점입가경 홈런왕 레이스
요즘 팀 순위 경쟁 이상으로 흥미로운 건 홈런왕 레이스다.
삼성 나바로, NC 테임즈 그리고 롯데 강민호가 19개로 공동 선두다. 테임즈가 가장 앞서 있었지만 나바로와 강민호가 추격해왔다. 강민호의 최근 홈런 페이스가 놀랍다.
그 뒤를 삼성 최형우(17개) 넥센 박병호(16개) 넥센 유한준, 롯데 황재균(이상 15개)이 쫓고 있다.
나바로 테임즈 강민호 모두 몰아치기가 가능하다. 오는 6연전에서 누구라도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나바로의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걸리면 큰 타구가 나온다. 테임즈와 강민호는 타격감이 상대적으로 좋다. 최형우의 홈런포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역시 몰아치기에 능하다. 홈런왕 타이틀홀더 박병호도 때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는 힘과 정확도를 갖고 있다. 이호준(14개)은 통산 300홈런에 단 하나를 남겨두고 아홉수에 걸려 있다.
▶부상과 새 외국인 선수가 변수
요즘 팀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부상이다. LG가 5월 한달 지독하게 부진했던 첫번째 이유가 '줄 부상'이었다. 이진영 이병규(등번호 9번, 햄스트링) 손주인(손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 최근엔 주전 포수 최경철이 팔꿈치가 안 좋아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최근엔 SK 최 정(어깨)이 1군에서 빠졌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의 어깨가 신통치 않다. 이렇게 팀의 핵심 선수가 빠질 경우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들을 대체할 풍부한 자원이 대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상에도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팀은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 정도 뿐이다. 반면 넥센은 무릎 부상을 딛고 서건창이 이번 주말쯤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최근 KBO리그에 선을 보인 외국인 선수 kt 블랙과 두산 로메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블랙은 최근 4경기에서 타율 5할3푼3리, 8안타 5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로메로도 지난 7일 넥센전에서 홈런 2방, 4타점으로 해결사 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블랙은 이번주 롯데, 넥센과 상대한다. 로메로는 LG, NC와 대결한다. 처음 만나는 투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잘 친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에 집중견제가 시작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