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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이 영화와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산을 오르는 그의 걸음과 꼭 닮았다. 정상을 탐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한다. 그러니 '오버 페이스'도 없다. 똑같은 산이라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듯, 그의 영화와 연기도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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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유해진은 진정한 도(道)의 가치를 추구하는 도사 김중산을 연기한다. '기도가 간절하면 하늘이 감응한다'고 믿으며 아이가 살아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형사 공길용(김윤석)을 도와 아이를 찾는다. 김중산과 공길용 모두 실존인물이다. "김중산이 일반적인 도사의 모습이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아이를 구하려는 사람이라 끌렸어요. 시나리오에 그 마음이 잘 녹아 있었죠. 실화라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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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김중산이 지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영화에 많이 녹여내려고 했다. 도사여서가 아니라 아이를 둔 아버지라서, 김중산이 아이를 찾고자 하는 간절함은 더욱 힘을 얻는다. 특히 사건이 해결된 후 김중산네 가족이 모기장 안에 뒤엉켜 잠을 자는 장면은 눈물겹게 살갑고 포근하다. "아역들이 잘 때까지 기다려 찍은 장면이에요. 그중 한 녀석이 잠을 안 자고 울어서 결국 재촬영을 했죠. 제가 굳이 재촬영을 고집했어요. 부족하지만 한 울타리 안에서 정겹게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고만한 또래 아이가 있을 나이라서 그런지 아버지의 감정이 어색하진 않더군요. 저런 예쁜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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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그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은 뭘까.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 혼자만 잘 살아도 되는 걸까…. 어차피 정답이 있는 고민은 아니에요. 한편으로는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해요." 결국 그의 고민은 사람답게 사는 길(道)에 대한 것이리라. 영화를 고를 때도 그는 '사람'을 중심에 둔다고 했다. "모든 드라마는 결국 사람 얘기잖아요. 작품에 사람이 잘 묻어 있으냐가 가장 중요하죠."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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