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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한일관계의 해답, 개항 이후 일본 역사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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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치 냄새가 난다. 조선으로 꺼져라!"

유명 역사교사인 최태성(43·대광고)는 지난달 명품 상점가로 유명한 일본 도쿄의 긴자(銀座) 거리에서 한 무리의 혐한시위대와 마주쳤다.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이른바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였다. 전범기를 손에 쥔 시위대는 최 교사와 제작진이 한국인인 것을 눈치채자 욕설을 퍼부으며 돌진해왔다.

결국 최 교사 일행은 도쿄 경시청 소속 경찰들로부터 수십여분간 육탄 보호를 받아야했다. 최 교사는 "도쿄 한복판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런 일을 당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혐한시위야말로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왜곡,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혐한(嫌韓) 시위….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한일관계는 날개 없이 추락 중이다.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일본개항사' 편은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역사를 통해 이 같은 한일관계의 이유와 향후 전망을 알아본다.

개항 이후 일본은 비약적인 성장과 팽창을 거듭하며 제국으로 발전, 이웃 나라들을 수탈한 끝에 2차대전에서 패망했다. EBS '수능특강', KBS '역사저널그날', MBC '무한도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최 교사가 쉽고 재미있는 역사 해설에 나선다.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일본개항사 편은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의 관광지 속에 숨은 역사적 함의를 찾아 150여년 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최 교사는 조선과 일본의 신문물에 대한 태도 또한 역사 체험을 통해 다양하게 비교해나간다.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는 나가사키의 군함도(軍艦島)에서 일본 단체 관광 코스에 참여해 메이지 유신의 명과 암을 역설하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미용실에서 개항 당시의 스타일로 머리를 자른다. 무분별한 해외 문물 도입에 맞선 일본의 전통 지키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일본개항사' 편은 '두 얼굴의 이토 히로부미', '화혼양재', '제국주의의 그림자'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루지 못한 조선 정벌을 달성한 이토 히로부미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통해 일본 개항 및 조선 침략을 되짚어본다. 2부는 돈가스와 단팥빵 등 외세의 문물을 일본 문화로 재탄생시킨 사례를 알아보고, 당시 모던 보이들의 시대상, 갑작스런 개항에도 불구하고 지켜낸 일본 고유의 전통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3부는 야스쿠니 신사와 군함도 등 일본 제국주의의 망령을 생생히 체험하고,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을 통해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해답을 찾는다.

세계견문록 아틀라스의 허성호(33) PD는 "한국사회의 역사교육 결핍이 즐거움과 교양이 가득한 역사기행으로 채워지길 희망한다"라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일본개항사' 편은 오는 22일(월)부터 24일(수)까지 밤 11시35분에 방영된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