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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선수회"故김병찬 한없는 슬픔...체육인복지법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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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선수회가 체육인 복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남자 역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전 역도 국가대표 김병찬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금메달, 1991년과 1992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연속 3관왕,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동메달리스트인 김병찬이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무관심속에 생활고에 시달리며 외로이 죽어간 사건은 엘리트 체육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김병찬 선수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매월 52만5000원씩 받는 메달리스트 연금이 보건복지부의 최저생계비 지급 기준(49만9288원)보다 많아 정부의 추가 지원도 받지 못했다. 문체부는 경제활동이 불가능하거나, 지급받는 연금이 생계유지에 크게 부족한 연급 수급 선수에 대해 장애의 정도와 부양가족 여부, 다른 복지급여 수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별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병찬 선수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단체 등의 추천 외에도 자기 추천, 지자체를 통한 대상자 조회, 온라인 매체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 국가대표선수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료의 애달픈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스스로 동료의 아픔을 먼저 돌아보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우리 전현직 국가대표선수들과 체육인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없이 슬퍼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 자신들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동료의 외로운 죽음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한과 함께, 국가적인 지원 시스템의 부재를 개탄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체육 공로자들이 불행에 처했을 때 그들을 도와줄 마땅한 지원 대책이 없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난다"고 했다.

"현 정부에서 복지정책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주체였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체육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체육 복지정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문체부는 지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대상자 발굴에 힘쓰겠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규정을 개정하고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을 마련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봤다.

국가대표선수회는 당장 눈앞의 돈 몇푼이 아닌, 체육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 시스템의 정립을 희망했다. 체육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출 재단의 설립과 함께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체육인 복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체육인 복지법은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12년 체육인 복지에 관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효율적 복지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이다. '한국 체육인 복지재단' 설립을 골자로 힌 이 법안은 여야 국회의원 54명이 동의한 가운데 이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됐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관기관의 무관심속에 국회에 계류중이다. 국가대표선수회는 "선진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다시금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체육인복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