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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유희관, 타이밍 싸움을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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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타이밍의 문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7일 대전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대전 한화-두산전은 우천취소됐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 감독은 '느림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두산 유희관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타자와 투수간의 대결은 타이밍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구속이 4~5㎞가 더 나온다고 더 유리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구종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당연한 얘기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일단 상대 타자에게 더욱 많은 선택지를 강요한다. 게다가 볼배합에서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다.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하다. 150㎞를 넘나드는 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만 던지면 타자는 상대적으로 치기 쉽다. 반면 130㎞ 중반대의 공을 던져도, 다양한 구종으로 변화무쌍한 볼배합을 하면 타자는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서 핵심은 타자와 투수 간의 타이밍이다. 물론 투구폼과 타격 폼에 따라 선천적으로 궁합이 맞거나, 상극인 경우가 있다. 예전 SK 김강민은 "두산 이재우 선배의 공은 정말 못 친다.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투수가 타이밍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갈린다. 김 감독은 "유희관은 기본적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어떻게 뺏는 지 아는 선수"라며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물론 유희관도 천적인 타자들이 있다. KIA 김주찬이나 신종길, 그리고 NC 테임즈, 롯데 정 훈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코스에 어떤 공을 던져도 극복한다. 유희관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전 김성근 감독은 "150㎞대의 패스트볼을 한 가운데로 던지는 것보다 140㎞대 공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투수인 선동열 전 삼성 감독 역시 "구속이 빠른 공을 던지는 것보다 좌우 코너워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140㎞ 초반대 패스트볼을 좌우로 찌르는 것만으로도 선발로 10승은 거둘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자신의 공을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컨트롤이다. 여기에 다양한 구종으로 강약조절을 할 수 있게 되면,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매우 유리해진다.

유희관이 나타나기 전까지 프로야구에서 투수의 구속을 평가의 잣대로 과도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평가처럼 실전에서 더 중요한 부분들이 많다. 유희관은 올 시즌 16경기에 나서 11승2패, 평균 자책점 3.26을 기록하고 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