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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못보는 이탈리아 슈퍼컵,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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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슈퍼컵을 정작 이탈리아에선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르겠다.

2015년 이탈리아 슈퍼컵의 주인은 유벤투스였다. 유벤투스는 8일(한국시각)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라치오와의 맞대결에서 마리오 만주키치, 파올로 디발라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완승했다. 진난 시즌 세리에A 우승팀인 유벤투스는 코파이탈리아 우승팀 라치오를 잡고 이탈리아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정작 이 경기는 유벤투스, 라치오의 둥지가 있는 이탈리아에서 8000여㎞가 떨어져 있는 중국에서 펼쳐졌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이탈리아 국내에서 슈퍼컵이 치러진 적은 2010년과 2013년 단 두 차례 뿐이다. 2009년과 2011~2012년, 올해 등 중국에서만 4차례 경기가 열렸고, 2014년에는 카타르에서 경기를 가졌다. 이탈리아 최강의 팀을 가리는 대회가 정작 해외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세리에A의 적극적인 수익 개선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리에A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비해 TV중계권 등 수익 면에서 밀리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우수 선수들이 타 리그로 대거 이동한데다, 승부조작 등 불미스런 사건들이 겹치면서 인기 하락을 부채질 했다. 이런 가운데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등 아시아는 이탈리아 축구계에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벤트성 대회지만 최강의 팀이 나서는 슈퍼컵은 훌륭한 수익상품이 될 만하다. 해외개최를 통해 벌어들이는 입장수익 뿐만 아니라 TV중계권료도 상당했다. 중국에서 열린 지난 3차례 경기 평균 관중이 7만명을 넘긴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경기를 전후해 현지에서 얻는 유니폼 등 머천다이즈 판매 및 광고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반대 여론도 존재한다. 이탈리아 최강팀을 가리는 축제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부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특히 리그 개막을 앞둔 두 팀이 장거리 왕복을 해야 하는 만큼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겠느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단판 이벤트 성격이 강하나 질적으로는 오히려 세리에A의 인기에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없다. 세리에A는 직접 황금을 캐러 나선 셈이다. 아시아에서 펼쳐지는 이탈리아 슈퍼컵은 세리에A의 고민을 들여다 보기에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