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시시 효과'라 할 만 하다.
수원FC가 시시가 가져다 준 '두가지 선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수원FC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시시를 깜짝 영입했다. 시시는 스페인 연령별 대표와 발렌시아 등 명문팀을 거쳤다. 이름값면에서는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런 시시가 K리그 클래식(1부리그)도 아닌 K리그 챌린지(2부리그)를 택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수원FC는 시시 가세 후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일단 성적을 살펴보자. 6~8월 열린 9경기에서 1승4무4패를 기록 중이었던 수원FC는 시시가 가세한 4경기에서 3승1패의 상승세를 탔다. 수원FC(승점 39)는 5위 부천(승점 34)에 승점 5점 앞선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라면 4위까지 주어지는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최근 3경기만 놓고보면 3연승 중이다.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이랜드를 3대1로 잡았고, 충주(3대1), 강원(3대2)를 차례로 꺾었다. 3경기에서 9골을 넣는 막강 공격력이 빛났다.
중심에 시시가 있었다. 시시는 화려한 돌파나 패스를 선호하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만들어 나간다. 오히려 이점이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수원FC의 템포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덕제 감독은 "공차는 레벨이 다르다. 같은 패스라도 남이 못보는 길을 본다. 믿고 주면 공간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공격만 하는 것도 아니다. 강력한 압박과 수비 가담은 시시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다.
조 감독이 시시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기술 보다는 인성이다. 조 감독은 "시시가 '나는 즐기면서 해야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것보다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할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인지 그 좋은 팀에 있었으면서 동료들과의 융화에 많은 공을 들인다. 훈련 할때도 게으름을 피우는 법이 없다. 한국말 배우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니까 기존 선수들도 너무 좋아한다"고 웃었다. 시시의 가세로 수원 중원은 무게감이 더해졌다. 김재웅 김종우 이관표 김서준 등 기존 선수들이 자극을 받고 있다. 조 감독은 "정해진 베스트 멤버는 없다. 뛰어난 한명의 가세로 팀 전체에 파급효과가 생겼다. 누구를 내보내도 인상을 남기려고 죽기 살기로 뛰고 있다"고 했다.
관중도 늘어났다. 시시가 처음으로 나선 1일 부천전부터 17일 강원전까지 3경기에 평균 1201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강원전은 평일이었음에도 1178명이나 찾아왔다. 수원종합운동장에는 해외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시효과는 그 전 기록과 비교하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수원FC는 시시가 입단하기 전 올시즌 11번의 홈경기 평균관중이 1106명이었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겨우내 많은 공을 들인 개막전 기록이 포함돼 있다. 3월28일 부천과의 개막전에는 무려 446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0경기의 평균관중은 771명에 불과하다. 시시 가세 후 모두 관중수가 1000명을 넘겼다는 점은 스타 효과가 관중동원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