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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류제국, 불펜 난조로 78일째 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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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일까.

LG 트윈스 류제국이 78일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지만,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류제국은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친 뒤 2-1로 앞선 7회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96개, 볼넷 2개와 삼진 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2-1로 앞선 8회초 수비때 LG 불펜 투수이 야속하게도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허용했다. 류제국은 지난 6월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3승째를 따낸 뒤 이날 경기 전까지 77일, 12게임 동안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5패만을 당했다. 그 사이 퀄리티스타트를 6차례나 올리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과 21일 두산전에서 각각 7이닝 2실점, 7이닝 1실점으로 선발로 제몫을 다했지만,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LG 타선은 단 한 점도 지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류제국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동안 타자들은 '무려' 2점이나 뽑아줬다. 류제국은 7회 윤지웅으로 교체된 뒤 덕아웃에서 마음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8회초 LG 불펜진은 한꺼번에 4안타를 허용하고 5점을 내줬다. 전세가 2-6으로 뒤집어졌다. 류제국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8회 이동현이 선두타자 브라운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이진영이 공을 더듬는 사이 브라운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쇄도했다. LG 수비진은 부랴부랴 공을 3루까지 중계했다.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를 받은 3루수 히메네스가 브라운을 태그했다.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내려졌으나, SK의 요청으로 이뤄진 합의 판정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류제국의 불운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이어 이명기의 땅볼이 3루수 히메네스의 실책이 되면서 무사 1,3루. LG는 투수를 임정우로 바꿨지만, 곧바로 최 정에게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허용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2-3으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임정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계속된 1사 2루서 박정권에게 중전적시타를 허용했고, 김강민의 볼넷과 폭투로 몰린 2사 2,3루서 박진만에게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2-6으로 스코어차가 더욱 벌어졌다.

류제국은 5회까지 안타와 볼넷 2개씩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치다 2-0으로 앞선 6회초 1점을 허용했다. 선두 브라운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폭투를 범해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린 뒤 이명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해 1사 3루. 이어 최 정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1실점했다.

류제국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동안 20이닝을 던지며 4점밖에 주지 않았다. 과연 운의 탓으로만 돌려야 할까.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