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가 12일 2015~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진통을 앓고 있다.
경찰이 8일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KBL은 과거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가 있는 11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하면서 기한부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추가 조사와 법원 판결을 감안하면 이 11명이 언제부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남자농구 현장의 목소리는 침통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팀의 핵심 선수가 뛸 수 없는 상황이다. 또 9월에는 국가대표 선수까지도 대표팀 차출로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다. 팀에 가용 자원이 부족하다. 정상적인 경기가 될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SK는 포인트 가드 김선형, KGC는 센터 오세근과 슈터 전성현, LG는 가드 유병훈, 오리온스는 센터 장재석, kt는 센터 김현민과 가드 김현수 등이 개막전부터 빠지게 된다.
그래서 몇몇 구단에서는 1라운드 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도록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L 이사회는 지난 7월 장신과 단신 외국인 선수 동시 출전(2~3쿼터)은 후반기(4~6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한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쓸만한 선수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전급 선수가 출전 보류된 상황에서 갑자기 그 정도의 기량을 갖춘 토종 선수를 키워내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은 비상 상황이므로 비상 수단이 필요하다. 현재로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리그의 긴장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 선수를 1라운드부터 동시에 출전시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수의 구단들이 10일 열릴 KBL 이사회에서 이 같은 외국인 선수 운영 변경안을 정식으로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구단에선 이런 변경 목소리에 반대 의사를 갖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L 이사회에서 외국인 선수 동시 출전 규정을 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적용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이 코앞인데 새로 바꾸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KBL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한번 정한 제도를 너무 쉽게 바꾸는 건 모양새가 안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리그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선 분명 외국인 선수 동시투입 1라운드 실시가 좋은 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