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를 보는 시선엔 부러움이 가득하다. 16일 현재 삼성에 2게임 뒤진 2위. 1군합류 3년 차에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투타 밸런스는 안정적이고, 외국인 선수는 맹활약을 하고, 신구 조화도 빼어나다. 프런트의 이슈대응은 즉각적이고 장기적이다. 사령탑의 지도력을 문제삼는 일도 거의 없다. NC는 어떻게 이처럼 짧은 기간에 리그에 녹아들수 있었을까. NC를 관통하는 남다른 조직문화가 돌풍 근원이다. 올해 kt가 리그에 합류했지만 NC엔 여전히 '막내'이기에 남들보다 더 뛰어야한다는 겸손함과 절박감이 존재한다.
5위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NC의 2015시즌이 더욱 대단하게 다가온다. 올시즌 한국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5위다. 5위 롯데와 6위 KIA는 1게임 차, 7위 SK도 KIA에 1게임차, 한화는 SK에 반게임차 뒤진 상태다. 5위와 8위는 2.5게임 차 내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매경기 희비가 엇갈린다. 그룹 회장까지 나서 야구단 지원의사를 밝힌 롯데, 뒤돌아볼 틈이 없다며 수개월째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한화, KIA와 SK도 온도차는 있을 뿐 입장은 별반 다를바 없다. NC는 5위 롯데에 13게임 앞서 있다. 5할 승률에 목을 매는 5위 경쟁팀 입장에선 75승2무52패인 NC는 쳐다보지 못할 나무인양 너무 높다.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테임즈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 40홈런-40도루를 향해 뛰고 있다. 외국인투수 해커는 17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다. 찰리를 퇴출시키고 데려온 스튜어트도 5승2패(평균자책점 2.84)로 제몫을 다해준다. 이런 저런 용병으로 골머리를 싸매는 타팀 입장에선 부럽다. 테임즈-나성범-이호준이 나란히 100타점을 돌파했고, 잘하면 9명의 타자가 모두 규정타석을 채울 것 같다. 대체 마무리 임창민은 29세이브(공동 1위)를 올리고, 이태양(22)은 9승3패(평균자책점 3.60)으로 향후 더 좋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도 좋지만 내일은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다.
이 모든 것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는 투자가 전력을 끌어올리는 첫번째 도구지만 가장 효율적이진 않다. 상황판단에 대한 분석과 그에 맞는 적절한 대비가 우선이다. NC 관계자는 올시즌 시범경기에서 "여전히 매사 조심한다. 3년만에 막내를 벗었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신생팀이다.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노력해야할 것도 쌓여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올시즌을 앞두고도 배운다는 자세였다. "목표는 가을야구지만 항상 배운다는 마음으로 다가선다. 지난해 성과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순 없다. 우리보다 못한 팀은 없다. 밑바닥부터 밟고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대규모 전지훈련을 통한 옥석고르기와 일부 인원의 조기 귀국조치로 강력한 내부단속을 하고, 포지션별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NC는 야구단 기본에 충실했다. 팬들에게 다가서려는 참신하고 젊은 마케팅만큼이나 그라운드에서도 그다지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다. 큰 목소리 내지 않는 겸손함이 조직 문화를 아우르고 있다. "질지언정 더티(Dirty)하게 플레이 하지 않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고집스런 지도스타일도 한몫 했다. 주위 신경쓰지 않고 먼 산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었는데 어느덧 목적지가 눈앞이다. NC가 올해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승여부도 알수 없다. 내년 NC 성적이 곤두박질칠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신생팀 kt는 NC를 거울삼아 성공적인 첫시즌을 보내고 있고, 기존 팀들도 NC의 팀만들기 과정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다. NC는 의미심장한 3년째를 견뎌내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