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한 시기를 이미 거쳐온 뒤에도 여전히 아이콘으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30대의 패션 아이콘들은 그 존재감이 더욱 굳건하고 확고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며, 시간의 무게만큼 이들을 향한 지지 역시 견고하다. 스포츠조선은 패션 어플리케이션 셀럽스픽과 함께 세월의 흐름마저 빗겨간 30대 아이콘 10인을 뽑아봤다. '여성들의 워너비'로, '남자들의 이상형'으로 대중성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분명한 스타일을 확장시킨 10인의 아이콘, 그 영광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첫번째 [한반도에 단발머리 열풍을 불러온 그녀] 고준희(30)
▶보유무기: 단발머리나 숏컷이 잘 어울리는 작은 얼굴
▶섹시지수 ★★★ / 우아지수 ★★★ / 발랄지수 ★★★★ /동안지수 ★★★★★
한 때 미용실에 "'고준희 펌' 해주세요", "'고준희 단발' 해주세요"라는 주문이 빗발쳤다. 고준희 단발 잘 하는 미용실 언니가 추앙받던 시기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고준희 단발 사진을 보면 단발 욕망이 불끈 솟아오른다는 언니들이 많다. 그만큼 고준희와 단발머리는 한 몸처럼 잘 어울린다. 사실 단발머리는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 긴 생머리보다 훨씬 더 어울리기 힘든 스타일인데 말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대표작을 단발머리라고 인정할 정도로, 고준희는 단발머리 변신 이후 애매하던 무명 아닌 무명 시절을 한 번에 벗어나 패셔니스타로 우뚝 서게 됐다. 그렇지만 큰 키와 여리여리한 몸매, 묘하게 도도한 인상은 원래부터 그녀가 갖추고 있던 자산이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패션을 잘 이해하고 즐기는 감각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신고 입는 모든 것이 궁금해지는 '여자들의 워너비'가 된 고준희는 패션계가 주목하는 패셔니스타에서 패션계가 인정하는 패셔니스타로 안정적으로 진입한 단계다.
두 번째 영원한 패셔니스타 공효진
▶보유무기=넘사벽 패션센스와 모델 몸매
▶섹시지수 ★★ /우아지수 ★★★★ /발랄지수 ★★★★ /동안지수 ★★★
'한국의 패셔니스타=김공신'이라는 공식이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김공신이란 패션 모델 출신 김민희, 공효진, 신민아다. 1990년대 패션 모델로 데뷔해 2000년대를 지나 여러 편의 히트작을 내는 배우로 활약한 이들은 각자 다른 매력으로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었다. 그리고 2015년 이들 '김공신' 중 가장 확고한 자기 자리를 점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공효진이다. 인기 드라마를 꾸준히 선보이며 여전한 시청률 파워를 자랑하는 동시에, 드라마 속 스타일링은 매번 인터넷을 시끌시끌하게 만든다. 입었다 하면 검색어가 된다. 늘씬한 몸매에 독특한 마스크, 애써 꾸미지 않은 듯 멋스러운 그만의 분위기는 패셔니스타 공효진을 빛나게 하는 요소인 동시에 배우 공효진만의 새롭고도 확고한 캐릭터를 만드는 주요 요소로도 작용했다.
세 번째 시대의 아이콘 김희선(38)
▶보유무기=뱀파이어 미모와 생명력
▶섹시지수 ★★★★ / 우아지수 ★★★★ / 발랄지수 ★★★★ /동안지수 ★★★★
시대의 아이콘 김희선에 대해 두 말 하면 입 아플 정도다. 원조 완판녀로 드라마에 떴다하면 유행 아이템을 만들었던 그녀.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여전한 파워를 보여주는 것은 그녀만이 가진 생동감 있는 매력 때문이다. 철없는 신세대의 아이콘으로 시대를 상징했던 김희선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어린 시절 모습 그대로 다가와 우리의 철없던 그러나 아름다웠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존재가 됐다. 김희선과 오랜시간 동고동락한 이기우 대표는 "김희선은 때묻지 않은 느낌이 있다. 마치 하얀 도화지처럼 시대가 원하는 것을 그 색 그대로 받아들인다. 한 가지 색을 고집하지 않기에 어떤 것을 해도 김희선의 것이 되는 느낌은 그래서 나온다. 그렇게 잘 동화되니 모두가 여전히 사랑해주는 것 같다"라며 "물론 긍정성, 당당함, 솔직함이라는 김희선 본연의 매력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네 번째 매니쉬룩 최강자, 두 얼굴의 이영진(34)
▶보유무기=매니쉬의 대명사, 그리고 또 다른 얼굴
▶섹시지수 ★★★★ /우아지수 ★★★★★ /발랄지수 ★★ /동안지수 ★★★
이영진은 패션 디자이너들 사이 한국에서 매니쉬룩을 가장 잘 소화하는 모델로 불리운다. 이 말은 디자이너들이 매니쉬룩을 창조할 때, 영감을 받는 뮤즈가 바로 이영진이라는 말과도 같다. 데뷔작 '여고괴담' 부터 최근 '떡국열차' 까지 중성적인 묘한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이영진이지만, 영화 '환상 속에 그대' 등에서 보여준 지극히 여성적인 여리여리하고 나긋한 얼굴까지 있어 그녀는 더욱 풍성한 배우이자 아이콘이다. 양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것은 다시 말해 그 모든 것을 여유롭게 아우르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그와 함께 패러디 영화 '떡국열차'를 작업했던 봉만대 감독은 "어쩌면 이 시대에는 여성스러움이라는 말 자체도 촌스럽지 않나. 이영진에게는 쉽게 말하면 중성적인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여성성을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 이외에도 모델로서 갖고 있는 카리스마도 상당하다"라고 아이콘 이영진의 매력을 정의했다.
다섯 번째 전사에서 농부가 된 반전의 그녀 이효리(36)
▶보유무기=독보적인 섹시파워
▶섹시지수 ★★★★★ / 우아지수 ★★★★ / 발랄지수 ★★★★ /동안지수 ★★
한국 연예계 섹시퀸 계보의 정점에는 이효리가 있다. 수많은 여가수들이 섹시퀸의 뒤를 잇기 위해 분투 중이지만, 이효리만큼 영향력있는 섹시퀸이 어디 쉽게 탄생하던가. 이효리의 아류에 머무는 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꿈적않고 섹시퀸의 자리를 지킬 것 같았던 그녀는 2013년 결혼과 함께 귀농을 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충분히 그는 한국 연예계에 가장 흥미로운 인물로 기록될 만하다. 최근에는 '디지털 칩거'가 길어지고 있지만, 사회적 발언이나 건강한 삶에 대한 화두를 꾸준히 던지며 섹시의 의미를 확장시킨 이.효.리. 그녀에 대해 절친한 디자이너 요니P는 "패션에 있어서도 늘 흥미로운 사람이다. 때로는 '모 아니면 도' 같은 옷도 트라이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유니크는 그런 도전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