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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1순위 김신욱, 그룹B라서 유리해? 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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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향한 K리그 클래식. 큰 이변이 없는 한 우승팀 전북은 확정적이다. 개인 타이틀이 최대 관심사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꽃' 득점왕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득점왕 1순위 후보는 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다. 김신욱은 16골로 아드리아노(FC서울·15골)에 1골차 앞선 상태다.

치열하게 2파전을 벌이는 이들의 다른 점이 있다면 김신욱은 그룹B, 아드리아노는 그룹A 소속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신욱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무래도 그룹B에 속한 팀들이 전력면에서 그룹A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골을 넣기 쉽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상-하위 스플릿이 결정나기 전 득점왕 경쟁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적도 있다. "공격 포인트 경쟁은 하위리그가 유리한 게 아니냐. 상위리그에 나서는 다른 득점왕 후보보다 하위리그에서 뛰는 김신욱이 한결 편안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형평성 논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공교롭게 김신욱을 제외하고 득점왕 경쟁권에 있는 아드리아노, 이동국(전북) 황의조(성남·이상 13골) 모두 그룹A 소속이라 더 그랬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강력한 경쟁자인 아드리아노가 7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신욱이 그룹B 소속이라는 이유로 더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룹A와 B로 양분된 체제에서 나온 득점을 분석한 결과 수준 떨어지는 그룹B라 해서 골이 더 많이 나온 게 아니었다.

총 16개 팀으로 상-하위 스플릿을 시작한 2012년 시즌의 경우 그룹A 8개 팀이 총 56경기(팀당 14경기)를 치러 142골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2.53골이다. 당시 그룹B는 같은 경기수에서 총 138골, 경기당 2.46골로 그룹A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14개 팀으로 줄어든 2013년 시즌을 보자. 그룹A 7개 팀은 총 42경기에서 평균 2.26골(총 95골)을, 그룹B는 평균 2.38골(총 100골)을 기록했다. 그룹B에서 평균 0.12골밖에 더 나오지 않았다. 특히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눠지기 전에 열린 182경기에서 나온 골이 평균 2.64골(총 482골)인 점을 감안하면 그룹A, B로 분리되면 골을 넣는 게 더 어려워졌다.

올해처럼 각각 6개 팀이 경합한 2014년에는 두 그룹의 골 격차가 더 줄어들었다. 2014년 시즌 그룹A의 경기당 평균은 2.13골(15경기 총 32골)이었고, 그룹B는 경기당 평균 2.22골(15경기 총 33골)로 전체 골 수에서 1골차밖에 나지 않는다. 작년 시즌에도 스플릿 이전 치른 198경기에서 평균 2.23골(총 442골)로 스플릿 이후 득점이 힘들었다.

김신욱이 남은 일정상 골을 추가하는데 유리하다는 근거도 부족하다. 김신욱의 남은 3경기 상대는 대전, 광주, 부산이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3년간 김신욱의 득점기록을 보면 총 91경기에 출전해 44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0.48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전, 광주, 부산을 상대해서는 총 17경기에 나서 7골, 평균 0.41골로 전체 평균보다 적었다.

김신욱 소속팀 울산의 경기력도 변수다. 울산은 올 시즌 광주전 2승1패로 우세였지만 대전(1승2무), 부산(2무1패)과의 맞대결에선 딱히 강하지 못했다. 여기에 부산과 대전이 강등 플레이오프 자리(11위)라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도 울산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김신욱이 그룹B라고 해서 그의 득점왕 도전이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