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 수준에서 5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12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는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좀 더 관망하겠다는 한은의 판단으로 보여진다.
최근 민간 소비 증가 등 경기 회복세가 확대됨에 따라 저금리 효과를 좀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에서 9월의 전 산업 생산이 5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계부채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자칫 부채의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변수도 기준금리 동결의 큰 요인으로 작용됐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수준(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내달부터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고 한국의 금리가 떨어지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보통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거나 경기 상승세가 뚜렷할 때 이뤄진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견고한 경기 회복세는 아니라는 것.
뿐만아니라 중국의 경제 둔화 등으로 인한 수출 부진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도 당분간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업계 또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 모두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