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두 개의 야구장이 개장한다.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운 야구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다. 넥센은 목동구장을 떠나 고척스카이돔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삼성은 34년 동안 홈으로 사용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벗어나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새 시대를 연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혁신적인 야구장 변혁이다.
따라서 새로운 야구장에서 새로운 홈런왕 탄생도 지켜봐야 한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함으로써 내년 시즌 홈런왕 경쟁은 더욱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병호가 홈으로 썼던 목동구장이 프로야구 역사에서 사라짐에 따라 고척돔에서는 어떤 형태의 홈런 경쟁이 펼쳐질 지도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박병호는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를 앞세운 넥센은 강력한 타선에 힘입어 10개팀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병호가 떠난, 목동구장을 벗어난 넥센이 내년에도 홈런 군단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목동구장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라는 이야기다. 다른 야구장에서 비해 홈런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를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파크 팩터(Park Factor)다. 홈런에 대한 파크 팩터를 따져보면 목동구장은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임이 드러난다. 파크 팩터가 1보다 크면 타자친화적, 1보다 작으면 투수친화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올시즌 목동구장의 홈런에 대한 파크 팩터는 1.342였다. 즉 다른 구장들과 비교해 홈런이 1.342배 많이 나왔다는 뜻이 된다. 박병호가 목동구장 덕을 많이 봤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팩크 팩터에서도 비롯된다. 물론 비거리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목동구장은 펜스거리가 좌우 98m, 가운데 118m로 다른 구장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게다가 좌우중간까지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홈런이 많이 나왔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고척돔은 규모에서 목동구장을 압도한다. 펜스거리가 좌우 99m, 가운데 122m인데다 펜스 높이도 4m 이상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구장은 좌우 100m에 가운데는 125m, 펜스높이 3m다. 잠실이 투수들에게 유리한 이유는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고척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호가 빠지고 넥센이 목동구장을 떠나게 됐으니 홈런 숫자는 당연히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게 지배적인 예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