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창단'이라 부를 만했다.
K리그 클래식 성남FC에게 2015년은 환골탈태의 해였다. FA컵 우승으로 손에 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불을 당겼다. 지난해 감독이 두 차례나 바뀌면서 선수단을 감쌌던 패배주의는 김학범 감독의 카리스마 앞에 자취를 감췄다. 클래식, ACL을 병행하며 무너질 것이라던 예측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클래식 5위, ACL 16강 진출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탄천종합운동장을 떠났던 팬들이 다시 돌아왔고 황의조 임채민 윤영선 등 태극전사도 길러냈다. '까치군단'에겐 1년 내내 봄날뿐이었다.
2016년의 성남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판은 더 커진다. 성남은 올 시즌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성남의 올 시즌 예산은 이미 일부 기업구단을 추월했다. 클래식과 ACL을 병행하면서 투자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투자는 곧 침체로 반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성남은 기존 선수단을 지키면서도 효율적인 라인업 보강을 통해 ACL 출전권 획득이라는 목표에 재도전 할 계획이다. 관중 동원, 지역 밀착 마케팅 등 올 시즌 구단 내외적으로 성장한 부분에 대한 강화도 이뤄진다.
관건은 확장이다. 성남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도시 중 '빅마켓' 중 하나로 통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올 시즌 성남이 나아간 방향성은 지역 전체를 아우르기는 역부족이었다. 성남FC가 그간 이어온 '일화'의 이미지는 벗어내는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 인근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아쉽다. 축구계 관계자는 "성남은 다양한 계층이 지역별로 나뉘어 있는 도시 구조상, 팬 성향도 갈릴 수밖에 없다"며 "연고 특성을 살리기 위해선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보다 확실한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흥행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수단 구성도 변수로 꼽힌다. 성남은 올 시즌 선발, 백업 라인업에 거의 변화가 없었던 팀 중 하나다. 올 시즌 1군에 등록된 선수 33명 중 10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가 11명(이적 선수 포함),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가 5명이나 된다. 부상과 이적 등 변수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클래식, ACL, FA컵까지 50경기 가까운 일정을 한정된 자원으로 소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전력이 불확실함을 뜻하기도 한다. 내년 시즌 성남이 ACL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클래식, FA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이미 한 시즌을 거치며 팀 전술 및 선수 개인 특성이 간파된 상황인 만큼 이를 커버할 전력 강화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스페인으로 출국,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을 돌며 내년 구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성남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강화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며 진행 중인 부분도 있다"며 내년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