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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KBS 2015 잔혹사, 소지섭-김수현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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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에게 2015년은 유독 가혹했다.

드라마는 주말극을 제외하면 연이은 참패를 기록했고, 예능 프로그램 역시 KBS2 '해피선데이'의 두 코너. '슈퍼맨이 돌어왔다(이하 슈퍼맨)'와 '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가 선전했을 뿐 대부분 혹평을 면치 못했다. 길고도 험난했던 KBS의 한해를 되짚어 봤다.

▶ KBS 드라마, 소지섭-김수현이 살렸다

주말극은 산으로 간 막장 스토리로 시청자의 원성을 산 '파랑새의 집'이 깎아먹은 체면을 '부탁해요 엄마'가 살려내며 체면은 유지했다. 문제는 평일에 발생했다. '힐러'(평균 시청률 8.6%, 닐슨코리아), '블러드'(평균 시청률 4.74%), '후아유-학교 2015'(평균 시청률 6.31%), '너를 기억해'(평균 시청률 4.74%), '별난 며느리'(평균 시청률 5%) , '발칙하게 고고'(평균 시청률 3.4%) 등 모든 월화극이 10% 고지를 넘지 못했다. 수목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평균 시청률 12.6%)과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 평균시청률 10.33%)' 정도가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 '왕의 얼굴'(평균시청률 7.22%), '복면검사'(5.74%), '어셈블리'(5.31%)가 모두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작품성과 화제성에서도 성적표는 우울했다. '너를 기억해', '후아유-학교 2015', '발칙하게 고고', '어셈블리'가 인정을 받았지만 '블러드'는 엉성한 전개와 구혜선의 발연기 논란에 후속작에도 치명타를 안겼고, '객주' 역시 "장사는 언제 하냐"는 비아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런 KBS 드라마 잔혹사에 서광을 비춘 두 인물이 있다. 바로 김수현과 소지섭이다. 김수현의 '프로듀사'는 생각지도 않았던 금요 드라마 시장에 희망을 던졌다. 평균 시청률 12.48%, 최고 시청률 17.7%(12회)을 기록하며 금요일 절대 강자라는 SBS '정글의 법칙'까지 위협했다. 물론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 김수현이란 초특급 스타 마케팅,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와 예능국 출신 서수민PD의 합작품 등 화젯거리들이 많기도 했지만 '김수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아이유의 다소 어색한 연기까지 오롯이 떠안으며 사각관계를 끌고 나간 김수현의 저력이 없었다면 드라마 역시 이처럼 성공하진 못했을 것이라는 게 관게자들의 중론이다.

소지섭은 KBS 월화극의 굴욕을 씻어내는 중이다. '오 마이 비너스'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 트레이너 김영호 역을 맡아 신민아와 극강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까칠한 듯, 무심한 듯 보이지만 속정 깊은 츤데레 캐릭터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의 연기력에 매번 방송이 끝날 때마다 포털사이트는 '오 마이 비너스' 관련 키워드로 도배되고 있다. 진정한 '로코킹'의 위엄을 떨치고 있는 셈이다.

▶ KBS 예능, 엇갈린 일요일의 운명

'슈퍼맨'과 '1박2일'은 KBS 예능의 자존심을 세웠다. '슈퍼맨'은 엄태웅-엄지온 부녀가 하차하고 이동국과 오남매가 합류하는 등 변화를 겪었다. 추성훈과 송일국의 하차설도 꾸준히 프로그램을 괴롭혔다. 그러나 추성훈-추사랑 부녀가 탄탄하게 받치고 송일국-대한 민국 만세 부자가 이끌며 탄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휘재-서언 서준 부자가 물오른 예능인 집안의 포스를 풍기며 서포트 하고 있다. 또 유진-기태영 부부가 합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당분간 '슈퍼맨'의 인기노선에도 변화는 없을 전망. '1박2일'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신입 PD였던 유호진PD의 신선한 연출감각이 농익은 멤버들의 예능감과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매 방송마다 '웃음과 감동을 한번에 잡았다'는 호평 속에 시청률도 나날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나영석PD가 이끌었던 시즌1 전성기 때의 인기도 넘어설 기세다.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듯 했지만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졌다. 바로 '개그콘서트'의 붕괴다. '개그콘서트'는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수년간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효자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신선도 떨어지는 개그, 진부한 소재, 반복되는 유행어, 참신한 아이디어와 스타 개그맨의 부재 등 악재가 겹치며 시청자로부터 멀어졌다. '노잼콘서트', '웃음사망꾼' 등 치명적인 비아냥마저 들린다. 마지노선이라 했던 10%대 시청률도 무너지며 한자릿수까지 내려앉았다. 과연 '개그콘서트'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 변화의 노력에 달렸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한 관계자는 "KBS도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부족했을지 몰라도 '너를 기억해'와 같이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고 학원물도 꾸준히 제작 중이다. 웹드라마 시장도 적극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특히 2016년에는 송혜교 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 수지 김우빈의 '함부로 애틋하게' 등 초특급 스타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KBS, 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