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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드컵 獨-카메룬전, 초황당 VAR 퇴장사건 '결국은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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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독일-카메룬의 B조 예선 3차전, 독일이 3대1로 승리했다. 독일은 2승1무(승점 7)를 기록하며 조1위로 4강에 올랐다. 30일 새벽 3시, 소치에서 멕시코와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이날 '전차군단' 독일의 4강행 만큼이나 뜨거운 화제가 된 것은 VAR 판정이었다. 후반 카메룬 수비수의 퇴장 상황 영상이 SNS로 퍼져나가며 축구 팬들 사이에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됐다.

후반 17분 '카메룬 2번' 어니스트 마부카와 독일 미드필더 엠레 찬이 볼 경합 과정에서 나란히 발을 높이 들어올렸다. 양 선수 모두 스터드를 드러낸, 50대50 상황이었다.

윌마르 롤던 주심이 즉각 휘슬을 불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아무 관련 없는 '15번' 세바스찬 시아니를 향해 옐로카드를 빼들었다. 시아니가 두 팔을 벌린 채 황당하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카메룬 선수들이 격렬하게 항의했다.

롤던 주심은 VAR(영상판독 심판)을 통해 당시 상황을 면밀히 체크했다. VAR은 '골 상황, PK 상황, 레드카드 상황, 징계조치 오류' 등 4가지 상황에서만 적용된다. 첫번째 VAR은 레드카드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롤던 주심은 오히려 시아니에 대한 옐로 카드 판정을 레드 카드로 번복했다. VAR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칙 선수를 끝까지 완전히 착각했다. '즉각 퇴장'을 명했다.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무고한 시아니가 퇴장까지 하게 된 상황, 롤던 주심은 다시 주심 판독 지역으로 들어가 VAR을 재확인했다. 징계조치 오류에 대한 VAR이 시행됐다. 그제서야 시아니에 대한 퇴장 판정이 거둬졌다. 대신 '2번' 마부카에게 퇴장 판정이 내려졌다.

옐로카드가 레드카드로 번복되고, 퇴장선수가 15번에서 2번으로 번복됐다. VAR이 있음에도 그라운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한 황당 오심에 대해 유럽 언론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새로운 VAR 시스템을 도입한 후 컨페드컵과 유럽 21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논란의 판정이 몇차례나 있었다'면서 '새로운 VAR 제도가 경기의 흐름을 끊고, 없애야 할 논란을 오히려 창출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K리그에도 내달 1일부터 VAR이 본격 도입된다. 흔치 않지만 타산지석 삼을 만한 사례다. VAR이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황당한 오심은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결국 기계는 거들 뿐, 판단은 인간의 몫이다. VAR은 경기 결과를 마꿀 수 있는 상황에서 명백한 오심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최소한의 기술 개입이다.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목표 삼았다.

VAR의 최종 판독 및 결정권은 오직 주심에게 있다. 명백한 오심 상황에서만 시행된다. 명백한 오심이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판정이 잘못됐다고 인정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주심의 판독이나 결정에 선수, 팀 관계자는 일체 개입할 수 없다. VAR을 요구하거나 주심 판독 구역에 접근할 경우 선수는 경고를 받고, 팀 관계자(코칭스태프, 구단 임직원)는 퇴장 조치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