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고 답답하다."
위기상황이다. 뭔가 좀 해볼라고 하면 이탈자가 생긴다.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부상암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6승7무6패(승점 25)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줄부상 때문이다. 서울은 광주전에서 '전천후 미드필더' 이명주(27)를 잃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이명주는 전반 36분 광주 여봉훈(23)의 태클에 걸려 부상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1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고를 들은 바로는 심각하다. 재활하는데 8주 정도 걸릴 것 같다. 수술을 하면 3개월까지 걸린다고 들었다. 정확한 부위는 발목이다.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과 재활 중 결정해야 하기에 더블 체크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이명주를 수혈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뛰던 이명주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서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후반 추가 시간 박주영(32)의 결승골을 도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거기까지 였다. 그는 단 두 경기 만에 부상을 입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서울은 거대한 부상병동이다. 올 시즌 유독 부상이 많다. 박주영 오스마르(29) 신광훈(30) 이규로(29) 등이 한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로 복귀한 하대성(32) 역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대성은 복귀했지만, 지난달 말 또 다시 근육 부상을 입었다.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 속에 황선홍 감독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황 감독은 당초 하대성과 이명주를 중원에 동시 투입해 공격과 수비에 힘을 보탤 생각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빠져나간 탓에 다른 선수를 활용해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오스마르를 비롯해 주세종(27) 고요한(29) 이석현(27)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실제 황 감독은 광주전에서 이명주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한 바 있다.
황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한 명이 서는 것과 두 명이 서는 것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포지션을 이동한 선수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위험성은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서울, 해법이 있을까. 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이 큰 것 같다. 선두권은 아니더라도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여 놓아야 한다. 7월에는 경기가 많다. 우리가 더 노력해서 상위권과의 점수 차를 줄여놓으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목표로 남은 7월 경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맞대결을 펼친다.
구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