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가 강세다. '리니지M', '리니지 2 레볼루션', '뮤오리진' 등 MMORPG와 '세븐나이츠 for Kakao', '소녀전선' 등 수집형 RPG가 인기다. 양대 마켓 매출 상위권은 RPG가 차지하고 있다.
RPG는 장르가 세분되어 있다. 많은 유저가 서로 교류하는 MMORPG,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는 수집형 RPG, 화려한 스킬을 선보이는 액션 RPG 등 콘텐츠에 따라 장르가 구분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액션 RPG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액션 RPG 전성시대였다. 그 선두에는 모바일 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은 '블레이드 for Kakao(이하 블레이드)'가 있었다. 2014년 출시된 '블레이드'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400억 원을 돌파했다. 캐주얼 게임이 주류였던 당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거둔 쾌거였다.
'블레이드'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액션 RPG가 대세가 됐다. '영웅 for Kakao(이하 영웅)', '이데아', '히트', '로스트킹덤', 'KON(이하 콘)' 등 다양한 작품이 출시됐다.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양대 마켓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다. 2014년 시작된 액션 RPG 전성시대는 영원히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전성시대는 3년도 채 가지 못했다. 모바일 기기 사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고사양 게임을 찾는 유저가 늘었다. 게임사는 이에 부합하는 장르 게임을 출시했다. PC 온라인 게임 수준으로 개발된 모바일 MMORPG였다.
초창기 모바일 MMORPG는 웹 게임 수준이었다. 단순한 그래픽과 빈약한 콘텐츠가 전부였다. 그랬던 모바일 MMORPG는 PC 온라인 게임 수준으로 진화했다. 그래픽이 화려하게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액션 RPG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화려한 액션도 선보였다. 액션 RPG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갔다.
7월 13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을 살펴보면 '블레이드'는 342위, '영웅'은 101위, '이데아'는 258위, '히트'는 102위, '로스트킹덤'은 3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콘'은 500위권 밖이고 '던전앤파이터: 혼'은 559위다. 50위권 내에 들어온 게임도 있다. '레이븐'이 24위, '루디엘'이 30위, '삼국블레이드'가 44위다.
액션 RPG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각 게임사는 신작을 MMORPG로 준비하고 있다. '블레이드 & 소울', '테라', '세븐나이츠', '스톤에이지', '로열블러드', '달빛조각사', '라그나로크', '열혈강호' 등 PC 온라인 게임 원작부터 수집형 RPG 원작까지 다양한 작품이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은 모바일 액션 RPG 신작을 출시한다. 불리언게임즈가 개발한 '다크어벤저 3'다. '다크어벤저 3'는 7월 27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모바일 액션 RPG가 영향력을 잃은 이 시점에 신작을 출시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개최된 '다크어벤저 3'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불리언게임즈 반승철 대표는 "MMORPG에서 화려한 액션과 몰입감을 구현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여전히 액션 RPG는 수요가 있고 게임을 얼마나 재밌게 만드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크어벤저 3'는 사전 예약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반승철 대표가 말한 대로 액션 RPG는 수요가 있었다. MMORPG가 대세로 자리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액션 RPG가 다시 부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대세는 기울어질 수도 있다. 유저가 요구하는 '재미'가 충족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MMORPG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유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액션 RPG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