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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중진융中코치 "韓여자탁구, 다시 시상대 오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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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탁구선수들이 다시 시상대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중진융 신임 여자탁구대표팀 코치의 목표는 확고했다. 중 코치는 지난 6월 태릉선수촌에 첫발을 내딛은 중국인 코치다. 대한탁구협회는 리우올림픽 노메달 부진 이후 여자탁구의 혁신을 위해 중국인 코치를 물색했고, 10개월만에 중국대표팀 코치 출신 중 코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중 코치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남녀 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지도자다. 톱랭커 마롱, 쉬신, 팡보 등이 청소년 시절 그의 손을 거쳤으며, 올림픽챔피언 장지커는 2006~2010년까지 국가대표 남자1팀에서 그의 지도를 받았다. 지도자 경력 초창기에는 여자대표팀에서 리난, 장이닝 등도 지도했다. 오랜 경험, 뛰어난 지도력을 갖춘 만리장성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침체된 한국 여자탁구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종료 때까지 여자대표팀을 지도한다.

중진융 신임 코치는 20일, 2017 실업탁구챔피언전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철원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매의 눈'으로 여자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신임 코치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또렷했다. "한국여자탁구는 좋은 과거를 갖고 있다. 분명 다시 강한 탁구를 선보일 수 있다. 한국은 최근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에서 16강에서 연속탈락했다. 코치로서 개인적인 목표를 밝히자면 한국 선수들이 다시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싶다. 한국 여자선수들이 다시 시상대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탁구의 메달권 재진입을 목표 삼았다.

중 코치는 6월 중순 입국한 후. 7월 호주오픈부터 한국선수들과 함께 했다. 호주 오픈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 정유미(이상 삼성생명), 이은혜(대한항공) 등의 벤치를 직접 봤다. 기량을 점검하고 전술을 지도했다. 중 코치는 "한국 선수들을 아직 많이 보지 못했다. 호주오픈 외에는 이번 실업챔피언전이 선수들의 실전모습을 볼 수 있는 첫 기회"라면서 "이후 대통령기, 문체부장관기 학생종별 등 여러 대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대부분 대회들을 현장에서 확인할 것이다. 성인선수, 학생선수 가리지 않고 재목이 될 만한 선수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코치로서 지켜본 한국 여자탁구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당장 긍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우선 기술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많이 낙후돼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중국과 비교할 때 회전을 주는 기술이 현저히 떨어져 있고, 스피드는 일본 선수들보다도 빠르지 않다. 회전과 스피드가 탁구의 핵심인데, 보완점이 두드러진다. 예전 한국 여자탁구는 날카로운 공격형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힘도 좋고 스피드도 빨라서 국제무대에서도 위협적인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선수들에게서는 그런 면모가 잘 보이지 않는다."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당장 드러난 현실이 그렇다는 것일 뿐 발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힘든 훈련을 견뎌낼 수 있는 의욕이 있고, 마음 자세가 돼있다면 가능성은 생긴다. 몇몇 선수들은 지금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을 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은 그리고 분명히 눈에 띈다. 하고자 하는 의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낼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 운영에 대한 고민과 혁신의 속내도 드러냈다. "한국 여자탁구의 문제는 현재 선수들의 수준이 중국에서 온 귀화선수들을 포함, 다 고만고만하다는 거다. 한두 명의 특출난 에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2명 정도의 에이스를 우선 집중적으로 키워낼 필요가 있다. 세계대회에서는 에이스 2명을 뒷받침할 세 번째 선수도 필요하다. 현재 양하은(대한항공),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등이 에이스 역할을 해왔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판을 다시 짠다는 생각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교체에 대한 조언과 다짐도 잊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선수 육성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았지만 한국탁구 전반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달 2일 시작될 국가대표 상비군 첫 공식훈련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과 열정을 주문했다. "선수들에게 3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 무엇보다 탁구에 대한 애정, 잘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져야 한다. 외부적, 사적 요인이 탁구에 대한 열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기술에 관한 문제다. 현재 세계적인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현재 기술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세 번째는 자신만의 탁구 스타일을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색깔의 탁구를 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고 해야 한다. 코치로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돕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