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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던 타선을 위해. 이제 KIA 불펜이 힘을 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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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마운드가 이제 힘을 내야할 때가 왔다.

그동안 막강한 타격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쳐왔던 KIA인데 1위를 뒷받침했던 그 타격이 조금 주춤하다. 이럴 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마운드, 특히 불펜진이 활력소가 돼야 한다.

KIA의 후반기는 활화산 같았던 전반기와는 조금 다르게 출발하고 있다. KIA의 후반기 5경기의 팀타율은 3할4리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득점이 17점에 불과하다. 경기당 3.4득점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이 1할8푼6리로 매우 낮다. 소득없이 안타만 치는 형국이다.

전반기와는 분명 달라졌다. 특히 전반기 막판의 타격이 무서울정도로 강력했기에 크게 대비가 되고 있다. 두자릿수 득점이 시작됐던 지난 6월 27일부터 전반기 마지막까지 KIA는 13경기서 팀타율 3할9푼5리에 157득점을 했었다. 평균 12.1득점을 했던 것. 당시 KIA타자들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1푼9리나 됐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잘치다가도 어느순간 전체적으로 타격이 내리막을 탈 때도 있다. 전반기 막판에 엄청나게 쳤으니 이젠 조금 식을 때도 됐다.

문제는 마운드, 불펜이다. KIA는 시즌 초부터 계속 마운드, 특히 불펜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다.접전 상황에서는 물론, 여유있게 이기다가도 금세 동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런 불안감을 엄청난 타격으로 큰 점수차로 이기면서 감출 수 있었다.

득점력이 떨어지고 있는 이시기에 마운드가 얼마나 막아주냐가 중요해진다. 막아야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KIA의 선발진은 여전히 좋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의 모습은 극강이고, 임기영과 정용운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인다. 부진했던 팻 딘은 22일 광주 롯데전서 퍼펙트 행진을 하면서 8이닝 동안 삼진을 12개나 잡고 1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후반기 5경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52로 준수했다.

사실 불펜도 나쁘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4.40으로 롯데(0.92)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접전 상황에서의 1실점은 크게 다가왔다.

22일 롯데전서 0-0이던 9회초 팻 딘에 이어 오른 임창용이 1점을 내주며 결국 0대1로 패했고, 21일 롯데전에서도 3-2로 앞서다가 7회초 임창용이 이대호에게 동점타를 맞더니 8회초엔 김진우가 번즈에게 역전 홈런을 맞아 3대4로 패했다. 연이틀 불펜이 버텨주지 못하며 1점차 석패를 했다.

물론 패한 것이 무조건 불펜의 잘못만은 아니다. 타선이 좀 더 점수를 뽑아줬다면 1,2점을 주더라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선에서 예전처럼 점수를 많이 뽑지 못하자 불펜의 취약함이 더욱 드러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KIA 김주찬은 전반기 마지막에 불펜진에 대해서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다. 투수들이 점수를 내주면 타자들이 더 쳐서 이기면 되고, 타자들이 못칠 때는 투수들이 잘 막아서 이기면 된다"라고 투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KIA 타선이 집중력을 흐트러진 지금, 마운드가 힘을 낼 때다. 이 시기에 불펜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동안의 오명은 단숨에 씻어낼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