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김재환은 2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홈런 4개를 몰아치면 벌써 25홈런을 기록중이다.
이정도 페이스면 안타왕까지 노려볼만 하다.
22일까지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이 123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타 부문에서 김재환과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122개로 1개 차이로 뒤쫓고 있다. 김재환이 안타왕이 된다면 2009년 김현수 이후 두산에서는 8년만이다.
사실 김재환은 두산에서 가장 기복없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선수다. 4월에 타율 3할6푼3리를 때렸던 김재환은 5월 조금 주춤해 2할2푼6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6월 4할4푼3리로 앞선 부진을 완벽히 만회했고 7월들어서도 4할 2푼9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해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지난 시즌 기록보다 더 좋다. 지난 시즌 3할2푼5리였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3할5푼5리를 기록중이다. 홈런도 지난 해 이 기간까지 22개였지만 올해는 25개를 쏘아올렸다.
그의 활약은 팀 타선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닉 에반스나 오재일이 주춤할때도, 양의지 민병헌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도 김재환은 꾸준히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지난 20일 경기에서는 연타석 홈런과 함께 혼자 5타점을 쓸어담는 맹활약을 펼친 끝에 팀의 1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역전주가가 없을때 김재환의 타율은 3할5푼2리지만 역전주자가 나가면 5할을 쳐낸다.
결승타는 이미 9개나 쳤고 그중 5개가 홈런으로 만든 승리였다. 이에 대해 김재환 본인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앞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줘 그 찬스에서 보다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동료들이나 관계자들은 김재환의 노력을 활약의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한 두산 관계자는 "올 시즌에도 휴식일인 월요일에 혼자 나와 훈련을 하는 선수가 김재환이다. 방망이가 잘 맞을 때나 안맞을 때나 쉬지 않고 연습한다"고 했다.
덕분에 두산의 4번 타자 자리는 흔들림없이 그의 몫이다. 두산이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만든 것도 김재환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견이 없다.
그가 8년만에 두산의 안타왕이 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페이스라면 역대 두번째 200안타를 기대해볼만도 하다. 경기당 1.4개의 안타를 때렸으니 산술적으로는 144경기에서 201안타를 쳐낼 수 있다. KBO리그에서 200안타는 2014년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의 201개가 유일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