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선수 지원 및 교육을 위한 체육인 진로지원 통합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19층에서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김성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직무대행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인 진로지원 통합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체육인 진로지원 통합센터는 그동안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각각 운영해온 체육분야 교육, 연수와 취업지원을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체육인재 아카데미' '은퇴선수 진로지원센터' '스포츠산업 일자리지원센터'등 3부문으로 구성됐다. 체육인재 아카데미는 올해 10개의 교육과정을 통해 1600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은퇴선수 진로센터에서는 대한체육회에서 파견된 전문상담사 7명이 배치된다. 진로상담, 교육, 일자리 상담 및 연결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소식 직후 전 현직, 은퇴선수 간담회가 이어졌다. 도 장관은 유승민 IOC위원을 비롯 육상 임춘애, 체조 양학선, 조정 윤종성, 수영 한수지 등 16명의 전현직 선수들와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도 장관은 "학교 다닐 때 운동 잘하는 친구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매경기 치열하게 준비하고, 승리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고, 국민들은 승리한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통해 역경, 고통을 어떻게 견뎠는지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 주변에 힘든 과정을 꿋꿋이 이겨내고 승리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감동이었고, 이 감동은 국민적 자부심이 됐다. 자부심이 대한민국의 힘이 됐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됐다. 우리가 하면 할 수 있는 국민이라는 것을 체육인들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늘 고마운 생각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나는 시를 쓰는 사람인데 시를 읽으면서 눈물 흘릴 때보다 경기를 보면서 눈물 흘릴 때가 더 많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그렇다"는 문체부 장관의 고백에 선수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은퇴 이후에 최고의 선수들이 일자리, 진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매년 은퇴 선수가 1만명 가깝다. 3500명 정도는 일자리를 못구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해주지 못한 면이 많다. 진로지원 사업을 통해 은퇴선수들을 위해 국가, 사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려 한다"며 진로지원 통합센터 개소의 의미를 밝혔다. 체육인 복지를 위한 복지법 제정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9대 때 이에리사 의원이 체육인복지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의원과 같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일했는데, 이 의원이 체육인 복지에 정말 관심이 많았고 꼭 이루려 하셨는데 19대 때 통과시키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체육인복지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주무 장관으로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체부에서 여러분의 진로 문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서 전현직 선수들의 생생한 현실 이야기가 오갔다. 유승민 IOC 위원은 체육인 일자리 문제 개선을 위한 현장 인식 문제를 지적했다. "외국대학이나 기업, 공기업의 경우 체육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체육의 가치를 존중한다. 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생들은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우리는 학교 체육시간을 오히려 줄인다. 체육했다고 하면 편견의 시선으로 본다. 건강한 삶의 기본이 체육이다. 체육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아쉽다"고 역설했다. 체육인 일자리 문제와 관련 스포츠 강사 정규직화 문제도 언급했다. "학생들에게 체육을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하는 스포츠강사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나 열악하다. 비정규직, 박봉의 스포츠강사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애인 선수를 대표로 참석한 홍영숙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사는 "오늘 장애인선수 출신으로 혼자 참석했다. 장애인선수들의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추후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도마의 신' 양학선은 "체조같은 비인기 종목은 저변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선후배 엘리트선수 대부분이 지도자를 꿈꾸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체조부가 점점 사라지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크다. 스포츠클럽 활성화와 함께 비인기 종목에서 전문 선수를 키워내는 시스템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도 장관은 이날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 열었다. 유승민 IOC 위원은 "지난해 8월 리우에서 IOC 선수위원이 된 후 오늘이 가장 의미있는 날"이라고 했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주는 이런 자리가 앞으로 더 자주 있어야 한다. KOC 선수위원장으로서 이런 소통의 자리를 더 자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은퇴를 인식하지 못하다가 막상 닥치면 걱정하게 된다. 그때부터 준비하면 늦다.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진로지원 통합센터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양학선은 "런던올림픽 금메달 이후 나도 진로 문제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장관님은 엄청 높으신 분인데 우리의 이야기를 자신의 일처럼 경청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 특히 패럴림픽을 준비하는 장애인 체육인들의 고충도 알 수 있어 같은 선수로서 뜻깊은 자리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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