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 가족 예능 열풍 뒤에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
그 중 하나가 이른바 '금수저 논란'으로, 연예인 가족의 방송 출연이 '기회의 불평등'이라는 지적이다. 대체로 연예인을 지망하는 스타 2세가 부모의 후광에 힘입어 쉽게 TV 출연 기회를 얻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어 가족 예능이 풀어야 할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tvN '오늘부터 독립 둥지탈출'은 제작발표회에서부터 "연예인 2세 띄워주기가 결코 아니며 기획의도에 맞는 조건을 갖추고 프로젝트에 임하는 진심을 보여준 이들을 중심으로 섭외했다"고 밝혔지만, 연예인 자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논란을 완전히 피해가지 못했다.
-최민수-강주은 부부의 아들 최유성, 박상원의 딸 박지윤, 이종원의 아들 이성준, 국회의원 기동민의 아들 기대명, 박미선의 딸 이유리, 김혜선의 아들 최원석. 라인업 구성은 어떻게 했나?
▶꼭 연예인 2세를 섭외하려고 한 건 아니다. 산악인이나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과 그 자녀를 섭외하고 싶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섭외가 잘 안 된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부모보다는 아이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섭외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라인업이 나왔다. 방송에 노출이 안 된 친구들을 우선으로 했다. 유성이의 경우는 이미 부모님과 방송에 나온 적이 있지만, 한국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싶어하는 의지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되게 큰 친구여서 출연시키게 됐다. 자신만의 색깔이 있지만 최대한 서로 개성이 다르고, 의지가 강한 친구들 위주로 꾸렸다.
-자식 일에는 누구든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데 '둥지탈출' 부모들이 특별히 요구하거나 한 것은 없나?
▶촬영 다 마치고 왔을 때 아이들이 초췌하니까 '너무 고생시킨거 아니냐'고 걱정하긴 했다. 근데 영상을 본 후에는 '뭐 저 정도면 괜찮네'하더라. 근데 엄마들과 아빠들의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 엄마들은 밥을 못 먹거나 못 씻고, 이런 상황들에 굉장이 심란해 하더라. 근데 아빠들은 '왜 저걸 못해?', '아니,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지' 이런 반응이다. 엄마들은 상황 자체에 몰입하는데 반해, 아빠들은 답답해 하더라.
-이봉원이나 최민수 출연 가능성?
▶최민수는 박상원과 '모래시계' 인연도 있고 해서 출연하면 색다를 것 같은데, 현재 드라마 촬영 중이라 힘들 것 같다. 이봉원은 딸 유리랑 너무 서먹해서, 혹시 나오더라도 방송적인 재미는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하. 유리가 네팔가는 것도 아빠한테는 출발 이틀전에 얘기했다더라. 박미선은 딸을 잘 아니까 '쟤가 저런 애가 아닌데 왜 저러지?' 식으로 다양하게 리액션이 나올 수 있는거다.
-아이들은 방송 출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
▶연예인 자녀들이라고 해도, 방송 경험은 별로 없으니까 나름 신기해 했을 거 같다. 섭외 당시에도 낯선 땅으로 떠나 누구의 도움 없이 서로를 의지한 채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다는 취지에 중점을 둬서 설명했고, 이를 들은 아이들도 자립심의 의지를 불태우긴 했지만 방송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더라. 사실 숙소에 카메라맨도 없고 거의 무인촬영이다. 자기들끼리 맨날 토론하고, 시키지 않았는데 이번 활동에 대한 의미를 찾더라. 이걸 하나의 프로젝트로 받아들이는거 같다. 여기 왜 왔고 무엇을 얻어갈 것인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제작진 입장에선 오히려 지루할까봐 걱정할 정도다.
-연예인의 가족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사실 섭외할 때는 그런 반응을 생각지 못했다. 금수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시대상의 영향이 아닐까. 연예인만이 아니라 기득권 층에 대해 기회를 쉽게 얻는다는 시선이 있는 거 같다. 8부작 정도 되는 이 방송에 나온 게 아이들의 인생에 큰 특혜가 되지는 않을거다. 다만 사회가 피폐해지고 기회를 얻기가 점점 힘들어지니까 더 엄격하게 바라보는 거 같다. 방송 출연 자체를 어떤 특권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생겼다. 연예인을 출연시키면 기획의도와 맞지 않고, 일반인을 출연시키면 예능적인 재미와 관심을 얻기 힘들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게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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