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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발목잡힌 차준환, 평창 시나리오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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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김연아' 차준환(16·휘문고)이 준비한 평창 시나리오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차준환은 7월31일 국내의 한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오른 발목 힘줄 염증 판정을 받았다. 당초 2일 출전 예정이었던 홍콩 아시안 오픈 트로피 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향후 스케줄이 올스톱됐다.

차준환은 30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7.25점에 머문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수차례 실수를 범하며 129.67점(기술점수 55.27점, 예술점수 75.40점, 감점 1점)에 그쳤다. 이준형(21·단국대·228.72점)과 김진서(2위·한국체대·223.49점)에 밀리며 3위(206.92점)로 추락했다. 이준형은 한국 남자 피겨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티켓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 나선다. 네벨혼 트로피는 9월 독일에서 열린다.

차준환의 부진. 원인은 부상 탓이다. 부상을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경기 후에는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며 '피겨퀸' 김연아가 나선 시상식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사실 그는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작년 중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훈련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오른 발목에 염증이 생겼고, 이는 고관절 통증으로 이어졌다. 3월 대만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등에 참가하느라 치료시기를 놓친 차준환은 비시즌 동안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쿼드러플 점프를 단련하다 부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은 세계 수준에 다가서기 위해 비시즌 쿼드러플 점프에 사활을 걸었다. 쇼트에서 한차례, 프리에서 두차례 등 총 3차례 쿼드러플 점프 요소를 추가했지만, 이 과정에서 몸에 무리가 왔다. 설상가상으로 발에 맞는 부츠까지 찾지 못해 부상을 더욱 키웠다. 올림픽 출전 티켓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빙판에 나섰지만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부상으로 차준환의 평창 청사진이 모두 꼬였다. 당초 차준환의 올림픽 시즌 계획은 이랬다. 아시안 오픈 트로피에서 몸상태를 점검한 후 네벨혼 트로피에 승부를 걸 계획이었다. 이후 그랑프리 대회를 준비하며 12월과 내년 1월 열리는 2, 3차 선발전에 집중한 후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것이 대략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의 유망주로 톱10 진입까지 바라보던 차준환은 당장 올림픽 출전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일단 이준형의 활약에 운명이 걸렸다. 이준형이 네벨혼 트로피에서 이미 평창행을 확정한 출전국 선수들을 제외하고 6위 안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남자 피겨가 평창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설령 한국 남자 피겨가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더라도 올림픽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2, 3차 선발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평창올림픽은 1~3차 선발전 합계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이준형과 이미 20점 이상의 점수차가 나는만큼 남은 두번의 선발전에서 24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려야 한다.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역대 한국 남자 최고점(242.25점)을 기록한 차준환이지만 지금의 몸상태라면 역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차준환은 훈련을 쉬면서 국내에서 집중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남은 시즌에 대한 스케줄을 다시 짤 예정이다. 평창까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차준환의 몸상태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완벽히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