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토록 준비된 여배우는 실로 오랜만에 만났다. 최희서는 그래서 더 빛나고 있다.
최희서는 25일 오후 8시40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박열'(이준익 감독)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소신 있는, 그리고 똑부러지는 소감이 최희서의 수상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최희서는 상을 품에 안은 뒤 "가네코 후미코의 자서전을 읽으며 너무 강렬해서 (감독님께) 이 대사를 마지막 대사로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것이 있다. 그 대사를 공유하고 싶다.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것이 비록 죽음을 향한 것이어도 삶의 부정이 아니다. 긍정이다.'"며 "저 또한 의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배우가 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최희서는 영화 '박열'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이지만 일본의 제국주의와 친황제에 반대하며 항일운동에 나선 투사였다. 극중 박열(이제훈)과는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으로 깊은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인물이다. 최희서는 극이 이어지는 내내 강인한 정신의 가네코 후미코이자 박열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여인으로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눈을 뗄 수 없는 연기가 일품이었던 최희서는 '박열'을 통해 두각을 드러내며 충무로에서 지금 현재, 가장 빛나는 신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녀의 연기가 '박열'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지만, 그 이전에도 최희서는 영화계에서 관심 받는 배우였다. 2009년 '킹콩을 들다'(박건용 감독)으로 데뷔한 두 '577프로젝트'(2012, 이근우 감독)과 '시선 사이'(2016, 최익환·신연식·이광국 감독), '어떻게 헤어질까'(2016, 조성규 감독)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렇게 적립해온 마일리지가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순간이 바로 '박열'을 만나면서부터.
최희서는 '박열'을 통해 올해만 여섯 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가장 먼저 '제36회 황금촬영상'을 통해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10월에 열린 '제26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여자연기자상을 손에 넣었다. 이어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받는 영예를 안았다. '제1회 서울어워즈' 영화부문 여우신인상과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받았으며 영화계에서 최고의 영예라는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되며 배우로서는 최고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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