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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배는 1921년 일본축구협회(JFA) 창설과 동시에 시작됐다. 100년 간의 발걸음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첫 대회에선 지역예선 우승팀이 결선에 기권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창설을 기념해 기증한 트로피는 1945년 태평양전쟁 당시 고철 부족에 시달리던 구 일본군에 '강제공출' 당해 용광로에 녹아내렸다. 1971년까지 프로, 대학 상위 각각 4팀씩만 참가해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쇼와 일왕의 경기 관람을 계기로 '일왕배'라는 명칭을 붙였고 흥행을 위해 '쇼오가쓰(正月·1월 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결승전 개최' 같은 아이디어를 짜내는 등 갖은 노력으로 결국 100년을 바라보는 자랑스러운 토너먼트 대회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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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파편'도 여전히 흩어져 있다. 1921년 개최된 '전조선축구대회'나 1935년 경성축구단의 일왕배 우승, 1936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준우승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할 만한 사건들은 수두룩했지만 이를 제대로 한데 모으지 못했다. 1946년 조선축구협회가 창설해 2000년까지 명맥을 이어온 전국축구선수권 역시 2001년 FA컵에 '통합' 됐으나 그동안의 역사는 분리되어 있는 등 산재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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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배의 97회 역사도 결국 '기억의 조각'에서 출발했다. '전일본축구선수권'으로 시작됐으나 메이지신궁대회, 동서대항전, NHK트로피 등 각종 대회와 합병, 분리 등을 계속해왔다. JFA는 이런 흐름을 모두 일왕배의 한 부분으로 포용하면서 역사를 만들었고 스스로 최상위 대회라는 권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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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2팀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