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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아쉬운 목소리가 들렸던 이적 과정이었다. 제주는 사실상 선수 영입 없이 스토브리그를 마치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스쿼드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내실 다지기를 통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주 구단 운영진은 핵심 자원인 이창민의 이적을 '갑자기' 허용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이적 합의가 나기 몇일 전에야 협상 사실을 알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됐다. 당연히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이적도 아니었다. 물론 선수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제안이기는 했지만, 우승을 노리는 팀 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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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신 유공)는 1983년 K리그 창단 멤버다. 올해로 35년이나 됐다. 하지만 함께 출발했던 포항, 울산 등과 달리 제주는 빅클럽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도 1989년 단 1번 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주 연고 이전 후로 범위를 좁혀보면 운영진의 소극적이고, 근시안적인 행정이 가장 큰 이유다. 이전 후 첫 번째 황금기라 할 수 있었던 2010년 준우승 이후 제주는 가까스로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가장 중요했던 2011년의 실패 때문이다. 보강은 커녕 핵심이었던 구자철 김은중, 네코가 차례로 팀을 떠났다. 특히 시즌 중 수원으로 떠난 박현범의 이적이 결정적이었다. 제주는 결국 9위에 머물렀다. 당시 수장이었던 박경훈 전 감독도 "2010년의 기운을 이어갔어야 했다. 보강은 고사하고 핵심들을 내주고 다시 리빌딩해야 하니 팀이 연속성을 가지지 못했다"고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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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걸맞는 행정능력을 갖췄는가' 하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단순히 선수 영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로 시계를 돌려보자. 지난해 제주의 이슈 중 '용인 연고 이전 소문'과 '조성환 감독의 재계약 논란'을 빼놓을 수 없다. 팬들과 언론은 이에 대한 명확한 제주의 생각을 요구했다. 당연한 요구였다. 하지만 제주 운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가 용인으로 간다고 말한적이 없는데 왜 이 소문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하나.", "내부적으로 조성환 감독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왜 논란이 나는지 모르겠다." 두 대답 모두 팬들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어렵다. 프로구단은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 물론 제주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젊은 사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헌신으로 만든 결과다. 이와 달리 제주 프런트의 윗선에 있는 이들은 소통에 너무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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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시즌 조 감독과 재계약을 논의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제주 운영진은 "SK는 시즌 후 재계약을 해왔다, 과거 장기계약의 폐해가 있었다"는 말로 재계약을 미뤘다. 워낙 좋았던 기회였기에 제주 운영진의 소극적인 선택은 두고두고 아쉽다. 감독 재계약은 그간 공로에 대한 칭찬의 의미이자, 팀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 결정적인 순간, 조 감독 재계약을 통해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를 기대해 볼 만도 했지만, 제주 운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의 말대로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결국 제주는 팀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감독과 '어색한' 모습 속 재계약을 맺었다. 조 감독은 제주가 재계약을 해줘야 하는 감독이 아니라, 꼭 재계약을 해야 하는 감독이다. 제주 운영진의 이런 태도라면 무리뉴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와도, 호날두나 메시를 임대로 영입해도 오랫동안 이들을 품을 수 없다.
스포츠2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