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표명가 포항의 겨울나기가 분주하다.
변화의 폭이 상당하다. 양동현 손준호 무랄랴 룰리냐 완델손 심동운 황지수 등 지난 시즌 베스트11 절반 이상이 팀을 떠났다. 공백을 빠르게 메우는 속도는 인상적이었다. 송승민 김민혁 이후권 알레망 채프먼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수혈했다. 최근 수 년동안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걸어왔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명가 재건'이라는 올 시즌 목표에 포항 프런트와 최순호 감독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태국 전지훈련을 하루 앞둔 10일. 최 감독의 목소리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시즌 전 준비를 이렇게 깔끔하게 마친 건 지도자 생활 처음이다." 최 감독은 "2016년 부임 당시엔 이미 다음해 선수 구성이 완료되어 있어 내가 손을 댈 부분이 없었다. 올해는 지난 시즌 막판부터 새 구상을 짜기 위해 구단과 머리를 맞댔다"며 "여러가지 큰 변화가 감지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고 적절하게 빈 자리를 메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선수들을 모아서 해보고 싶다'는 구상을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면서 "어제까지 송라(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했는데, 선수들이 겨우내 몸을 잘 만들어서 팀에 합류했다. 이심전심인거 같다"고 웃었다.
새 시즌 포항의 중심은 허리다. 새 식구인 김민혁 채프먼 이후권이 김승대 이광혁 레오가 지키는 공격 뿐만 아니라 김광석 배슬기 듀오가 지킬 중앙수비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큰 변화가 없을 좌우 윙백과의 연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최 감독은 "그동안 구상해온 것들을 풀어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지난해 7위를 한 만큼 더 나은 성과를 올리는게 목표"라고 지향점을 밝혔다.
최 감독 및 선수단은 10일 연고지 포항에서 사회공헌활동(CSR)을 펼친 뒤, 11일부터 26일까지 보름 간 태국 방콕에서 1차 동계훈련을 실시한다. 국내 복귀 후에는 제주 서귀포에서 담금질을 이어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