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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끝 롯데, '중심' 살아야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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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 8기'로 이룬 시즌 첫 승이다.

간절했던 승리를 얻었지만 아쉬움을 완벽하게 지우진 못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의 '클린업트리오'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안방 사직구장에서 롯데 중심타선 3명이 거둔 성적은 2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7볼넷)이 전부였다. 연패로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운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중심타선이 고작 1할7푼2리의 빈공에 그친 것은 쉽게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3경기 모두 중심타선에 변화를 줬다. 이대호가 3경기 모두 4번 자리를 지켰고 3번 자리는 민병헌 이병규 전준우가 차례로 맡았다. 30일 전준우가 맡았던 5번 자리는 31일과 1일 채태인이 책임졌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전 감독의 의도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1일 NC전에서도 무기력증은 이어졌다. 1회엔 그나마 나았다. 손아섭의 볼넷 출루 상황에서 전준우가 진루타를 쳤고 이대호 채태인이 잇달아 볼넷을 얻으며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3회엔 손아섭 진루 상황에서 전준우가 병살타, 4회엔 이대호 진루 상황에서 채태인이 땅볼 아웃, 5회 동점 상황에선 전준우와 이대호가 각각 삼진,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8회 이대호 채태인이 뜬공으로 물러난 뒤 하위타선이 터지면서 역전극에 성공했지만 다행스러울 만했다.

하위타선의 분발은 인상적이었다. 7, 8번에 자리한 한동희와 신본기는 이날 4안타 2타점을 합작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앤디 번즈도 31일 팀내 최다인 4타수 3안타를 쳐낸데 이어 1일에도 안타를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9번 김사훈(1안타)까지 포함하면 1일 NC전에서 롯데가 터뜨린 10안타 중 6개를 하위타선이 책임진 것이다. 무기력한 중심 타선의 힘을 하위타선이 받친 앞선 경기 흐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타선의 변화는 얼마든지 줄 수 있지만 각자의 몫이 있다. 제자리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결국 타선의 중심이 잡히고 응집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하위타선이 먼저 깨어난 점은 상위타자, 중심타선에 자극제가 될 만한 요소다. 어렵게 첫승을 얻어낸 과정에서 롯데가 얻은 수확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한 자극에 그쳐선 안된다. 초반 연패를 빠르게 만회하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서기 위해선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승부처를 책임질 중심타선이 좀 더 집중력을 갖고 승부에 나서야 할 이유다.

어렵게 얻은 첫승, 의미를 살려야 한다. 안방에서 결집된 분위기를 통해 승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집중력을 살리지 못한 채 무색무취한 모습을 보인다면 결국 어렵사리 뭉쳐진 '팀의 힘'은 다시 흩어질 수밖에 없다.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베테랑답게 어떻게든 분위기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후배들의 근성과 투지로 7연패를 끊었다. 이제는 선배들이 화답할 차례다. 이들이 살아나야 롯데가 꿈꾸는 '가을야구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