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훈(31·롯데 자이언츠)이 펠릭스 듀브론트의 도우미로 나설까.
조원우 롯데 감독이 듀브론트의 전담 포수로 김사훈을 고려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김사훈으로) 포수 교체를 생각 중이다. 배터리 코치, 투수 코치와 상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듀브론트는 앞선 3차례 등판에서 나원탁과 1차례(3월 24일·SK 와이번스전), 나종덕과 2차례(3월 30일·NC 다이노스전, 4월 6일·LG 트윈스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올 시즌 롯데의 1선발로 낙점 받은 듀브론트,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37이다. 지난달 13일 LG와의 시범경기서 나왔던 최고 147㎞ 직구, 139㎞ 포크볼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구위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경기 운영이었다. 주자 유무에 따라 제구력이 들쭉날쭉하다.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은 1할7푼4리인데, 주자가 있을 땐 3할5푼4리까지 치솟았다. 3경기(총 12⅔이닝) 중 5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3월 30일 NC 다이노스전(6이닝 5안타 5실점) 한 경기 뿐이다. 65명의 타자를 상대해 기록한 탈삼진이 5개다. 기량 부족 뿐만 아니라 포수 리드에도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사훈은 지난달 31일 NC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이튿날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돼 브룩 레일리와 호흡을 맞췄다. 레일리가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7이닝 동안 7안타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도왔다. 7연패 중이던 롯데는 이날 선발 첫 QS를 기록한 것 뿐만 아니라 시즌 첫승까지 얻었다. 김사훈은 8일 LG전에서도 다시 레일리와 호흡을 맞춰 7⅔이닝 동안 5안타 6탈삼진 2실점(1자책)을 이끄는 등 안정된 리드 능력을 선보였다.
2011년 롯데 육성선수로 입단한 김사훈은 지난해에야 가능성을 보여줬다. 57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민호가 팀을 떠나면서 무주공산이 된 안방마님 자리를 두고 나원탁 나종덕과 3파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 1군 경험은 적지만 안정된 리드 능력과 수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레일리와 두 경기서 호흡을 맞추며 보여준 리드 능력도 듀브론트를 잡아줄 수 있는 열쇠로 꼽기에 충분했다.
두 선수는 1987년생 동갑내기다. 메이저리그 통산 31승을 거둔 듀브론트를 김사훈이 깨워낼지 지켜볼 일이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