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선발진을 언제쯤 다시 가동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다음 등판부터는 유희관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 밝혔다. 약 3주만의 선발 복귀다.
유희관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8.64의 기록을 남겼다. 유희관이 1군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2013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유희관은 구속은 느리지만 빼어난 제구력과 공끝의 힘을 앞세워 2013~2017시즌 5년 연속 10승을 거둔 투수다. 다른 건 몰라도 꾸준함이 그의 최고 장점이었다. 크게 아파서 로테이션을 이탈하지도 않고, 한번 마운드에 올라가면 6이닝은 반드시 책임져준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2015~2017시즌에는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달성하는 등 이닝 소화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누적된 피로의 영향일까. 확실히 올 시즌 초반 유희관이 보여준 모습은 이전에 비해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가 1번 뿐이다. 피안타율이 4할에 육박하고, 이닝당출루허용율(WHIP)도 2.00에 가까울만큼 부진이 계속되자 결국 이달초 2군에 내려갔다.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제 페이스를 찾도록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두산의 마운드 사정이 그렇게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유희관은 열흘을 채우고 1군에 돌아왔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롱릴리프로 투입돼 3이닝 4안타(1홈런)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유희관이 다시 선발로 돌아가게 됐다. 장원준의 엇박자 때문이다. 장원준도 올 시즌 내내 유희관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초반 대량 실점을 하다가 2번의 퀄리티스타트로 살아나는듯했던 장원준은 최근 등판한 2경기에서 5이닝 7실점, 1⅔이닝 8실점 극도로 부진했고 결국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장원준 역시 유희관과 비슷한 누적된 피로가 원인이라 보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특히 장원준은 전 소속팀 롯데 시절부터 많은 이닝을 던졌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연속 규정 이닝 이상을 채울만큼 꾸준했다. 또 틈틈이 국가대표팀 차출에, 계속되는 포스트시즌 경기까지. 아무리 튼튼한 몸을 타고났어도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도 장원준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두산은 여전히 선발 고민이 계속된다. 현재 외국인 투수 2명에 부상에서 복귀한 이용찬, 다행히 빈자리를 잘채워주고 있는 이영하까지. 총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로테이션을 돈다. 유재유, 현도훈 등 대체 카드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안정감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유희관의 선발 복귀가 결정됐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기존 구상대로 유희관과 장원준, 이용찬이 국내 선발진을 꾸리는 것이지만 현재까지는 두사람의 엇박자로 쉽지가 않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최강 선발진 '판타스틱4'의 위력이 언제쯤 돌아올까.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