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우리'가 돼야 생존할 수 있다."
북한대표팀을 이끌었던 욘 안데르센 인천 신임 감독이 인천의 생존 전략으로 '원팀'을 꼽았다.
안데르센 감독은 10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공존과 차별을 통해 팀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유소년 육성도 할 것이고 기존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해 나갈 것"이라며 "코칭스태프-선수단의 원팀을 만들어 강등을 당하지 않게 원팀을 만들겠다. 이제부터는 '나'보다는 '우리가 돼야 할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의 우호증진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남과 북의 우호증진 등 한반도 평화도 돕고싶다. 또 북한 선수들의 K리그 입성 등 다양한 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청바지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입국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안데르센 감독은 인천 유소년 팬에게 꽃다발을 받는 등 소수의 서포터스와도 짧은 만남을 가졌다.
안데르센 감독은 2016년 5월 북한과 1년 계약으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외부 세계와는 단절돼 있던 북한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현역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1989~1990시즌) 출신인 안데르센 감독은 1991년 헝가리 출신 팔 체르나이 감독에 이어 북한축구협회가 두 번째로 영입한 외국인 지도자였다.
자국에서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안데르센 감독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북한대표팀을 지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성과가 좋았다. 취임 첫 해 8경기에서 6승1무1패를 기록했다. 덕분에 그 해 12월 재계약에 성공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 1무2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끝난 2019년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조 2위(3승2무1패)를 기록, 레바논과 함께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대표팀을 더 이상 지휘하기 힘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악화되고 있는 북한 경제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다른 팀의 러브콜도 뿌리쳤다던데.
▶북한대표팀에서 일하면서 한국의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강인한 정신을 갖추고 있더라. 인천에서도 나를 선임하기 위해 진중하게 접근했고 선임하려는 노력도 봤다.
-팀이 하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축구를 할 것인가.
▶인터넷을 통해 인천 경기도 지켜봤다. 시즌 초반 인천은 불행한 경기도 했지만 전술적으로 실점을 한 것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다. 공격적인 축구로 강등권에서 벗어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스포츠 마니아라고 알려져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을 본 적은 없다. 다만 경기장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내가 남북축구 교류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북한과의 미팅, 친선전, 선수 영입을 통한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북유럽 출신이다. 스웨덴을 상대할 신태용호에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좋은 팀이다. 볼리비아와의 평가전도 TV로 봤다. 골을 넣지 못한 부분만 개선한다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강하다. 그러나 그렇게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멕시코와 스웨덴은 전술적으로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공격축구를 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2위 또는 3위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