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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러시아 아웃사이더]하루 최대 3000명 몰리는 모스크바 팬 ID 센터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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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주변에서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긴 어렵다. 몇몇 월드컵 홍보 플래카드가 전부다.

하지만 예외인 곳이 있었다. 모스크바 스포르티브나야역 뒷편 조용한 주거지에 위치한 '팬 아이디(FAN ID) 센터'였다.

러시아월드컵 조직위원회는 88년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팬 ID'로 불리는 일명 '관중 신분증'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11개 도시에는 각 도시마다 1~2곳이 설치돼 있다. 특히 러시아 인구의 10%(1150만명)가 거주하는 모스크바에는 팬 ID 센터가 세 곳이나 만들어져 있다. 이 중 두 곳은 루즈니키 스타디움 진입로에 위치해 있었다.

사실상 모스크바 메인 팬 ID 센터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현지시각으로 오후 7시였는데도 수백명의 팬들로 북적댔다. 다정한 연인은 물론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여성 등 다양한 팬들이 ID를 받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신원을 밝히길 꺼려한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센터의 문을 열었는데 하루에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3000명까지 센터를 찾는다"라며 "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만 해도 9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센터 내부는 세 구역으로 나눠져 있었다. 등록(Registration), 이슈(Issue), 수령(Pick up). 팬들이 ID를 받는 절차도 간단했다. 온라인을 통해 먼저 자신의 신원을 등록한 팬들은 접수번호를 부여받는다. 그리고 이슈 구역에서 절차를 밟은 뒤 수령 구역에서 ID를 발급받으면 된다. 인터넷 등록을 하지 못한 팬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등록 구역에서 절차를 마친 뒤 ID 수령이 가능했다. 자신이 온라인에 등록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직접 찍을 수 있을 수도 있다.

경기를 관전하려는 팬은 무조건 ID 카드를 받아야 한다. 다소 불편할 법도 했지만 모스크바 팬 ID 센터에 모인 다국적 팬들의 표정은 밝았다. 오히려 더 반기는 분위기였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안톤씨도 아내, 아기와 함께 팬 ID를 받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안톤씨는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경기를 보러 간다. 한국도 경기를 하지 않는가.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러시아월드컵부터 팬 ID 제도를 실시하게 된 주된 이유는 역시 '안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도를 통해 경기장 안팎으로 안전사고가 미연에 방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팬들은 ID를 발급하면서부터 그들의 월드컵을 시작해나갔다. 모스크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