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벼라, 우리가 이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성대한 막을 올린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라, 러시아에서 처음 펼쳐지는 이번 월드컵은 15일(한국시각)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식이 펼쳐지는 모스크바는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각국에서 모인 월드컵 응원단들은 응원팀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아르헨티나, 페루, 멕시코 등은 거리 한쪽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팬들은 너나할 것 없이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을 입고 한 목소리로 우승을 노래하고 있다. 상점 곳곳에서도 월드컵 기념품을 팔며 '특수'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홈팀' 러시아 국민들의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잠잠한 모양새다. 모스크바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크렘린궁 일대를 둘러봐도 러시아 응원단은 많지 않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러시아!'를 외치기는 하지만, 오히려 타국 응원단에 압도된다. 앞선 개최국들이 보여줬던 개막 직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때문이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다. 월드컵 역사상 FIFA랭킹이 가장 낮은 개최국이다. 게다가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7차례 평가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2010년 남아공에 이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두 번째 개최국이 될 수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했다. 개막전에서 붙는 사우디아라비아(67위)도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떨어지는 팀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32개국 가운데 FIFA랭킹이 가장 낮은 두 팀 간의 개막전.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우디아라비아 응원단도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러시아 내에서 축구 인기가 그닥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는 단연 아이스하키다. 실제로 모스크바의 한 택시기사는 "축구는 잘 모른다. 아이스하키는 안다"고 말했다. 월드컵 관련 봉사를 하고 있는 카타리나 역시 "나는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다. 월드컵에 대해서도 말할 게 없다. 미안하다"고 했다.
현지 언론의 관심도 떨어진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로시스카야 가제타 등은 13일 신문에서 월드컵 소식을 스포츠 섹션에 한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도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월드컵 스타에 관한 소식이었다.
아직은 차갑기만 한 홈팀 러시아의 월드컵 분위기. 과연 개막과 동시에 뜨거운 함성이 동토를 녹일까.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을 축제. 킥오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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