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연속이다.
스웨덴축구협회가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 겔렌지크 훈련장(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의 취약한 보안을 둘러싼 잡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한국시각) 스웨덴 유력지 '익스프레센'이 '뻥 뚫린 훈련장' 상황을 기사화한 뒤 스웨덴대표팀은 다소 궁지에 몰린 모습이다. 두 번째 훈련이 끝난 뒤에는 우려했던 일도 터졌다. 훈련 장면이 고스란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퍼졌다. 미디어센터에선 쌍안경으로 훈련장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핫 플레이스?'를 경계하는 대표팀 관계자의 모습도 포착됐고, 훈련장 주변에 배치된 러시아 경찰까지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이슈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정보 누출에 의연한 모습이다. 안데르손 감독은 "운동할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공격수 욘 구이데티도 "스파이 활동을 해서 얼마나 받나"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올라 토이보넨과 함께 주전 투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마르쿠스 베리는 "재미있는 소식"이라고 운을 뗀 뒤 "이날은 전술훈련을 하지 않았다. 다만 훈련 정보는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이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웨덴 훈련장 선정에 관여했던 관계자인 라세 릭트도 "훈련장을 바꿀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에 당당하게 "없다"고 얘기하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게되자 부담스러운 눈치다.
자국 언론에서 훈련장의 취약한 보안 이슈를 계속해서 건드리자 대표팀은 스웨덴 정보만 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비난 무마에 나선 모습이다. 즉, 기존 이슈를 새로운 이슈로 덮는 방식이다. 여기에 활용된 건 대표팀 전담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는 라스 야콥손이었다. 야콥손은 이미 신태용호가 치른 볼리비아전과 심지어 비공개로 진행된 세네갈전 정보까지 모두 입수했다며 한국에 심리적 압박을 주기도 한 인물이었다.
한데 이번에는 신태용호의 사전캠프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까지도 숨어 들어 정보를 캐냈다는 얘기를 스스로 털어놓았다. 야콥손은 "독일인 커플이 살고 있는 집에 양해를 얻어 숙식을 해결하면서 한국 훈련을 지켜봤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한국 훈련을 지상에서 보는 것이 거부당했기 때문에 차를 타고 한참 산으로 올라가 훈련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해코지는 없었다. 훈련이 공개되지 않는 사실을 알려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실 언덕에 가려 훈련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판단, 독일인 집에 양해를 구하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모두 얻었다. 독일인들이 잘 대해줬다. 전혀 문제가 없었다. 훈련을 보기에 이만한 장소도 없었다"며 염탐 사실을 모두 털어놓았다.
야콥손의 발언은 언론플레이용이 아니었다. 사실이었다. 한국 기자단이 머문 숙소의 높은 층에서도 훈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이 있었다고 한다. 단지 국내 취재진은 대표팀이 제시한 취재가이드를 따르기 위해 보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훈련장 주변에 나무가 많아 염탐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고지대 집들이 있어 야콥손처럼 숨어들어 충분히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공론이다.
결국 국내 취재진에게도 훈련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던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된 모양새다.
반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 될 한국전 승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빈 스웨덴은 '꿩도 먹고 알도 먹은 셈'이 됐다. 한국에는 충격을 던졌고 자국언론의 비난에 더 이상 휩싸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겔렌지크(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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