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놔두는 게 나을 뻔했어요."
때로는 선의의 배려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떨쳐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은 아직도 4월 초순의 한 가지 결정에 대해 아쉬워 하고 있다. 여전히 '옳은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지만, 의도와는 정 반대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아쉬워 한 선택은 바로 4월초 루키 양창섭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일이다.
삼성이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뽑은 양창섭은 KIA와의 선발 데뷔전에서 역대 KBO리그 최연소 선발승을 따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포함해 개막 후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프로 무대에서 자리잡는 듯 했다.
그러나 4월11일 두산전에서 4⅔이닝 동안 6안타 4볼넷 5탈삼진으로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됐다. 두산전 때 119개의 공을 던진 양창섭에게 김한수 감독이 일종의 '휴가'를 준 셈이었다. 김 감독은 "두산전 때 선발 5이닝을 채우게 하려고 놔뒀는데, 결과적으로는 공만 많이 던지게 됐다. 신인이라서 관리가 필요했던 시점"이라고 밝혔다. 당시 선택은 피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과가 튀어나왔다. 양창섭이 1군 복귀일을 겨우 사나흘 정도 남겨두고 캐치볼을 하다가 오른쪽 쇄골에 통증을 호소했다. 여기서 일단 복귀 지연 요소가 발생했다. 게다가 또 얼마 후에는 발목까지 삐면서 복귀가 더 늦춰졌다. 결국 양창섭은 무려 50일 만인 6월20일이 되어서야 다시 선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렇게 1군 복귀가 길어질 줄은 나 분만 아니라 선수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배려를 해준 것이 오히려 반대의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그때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면 부상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양창섭도 재활이 길어지면서 프로 선수로서의 컨디션 조절 등에 관해 많이 배웠을 것이다. 모처럼 돌아왔으니 호투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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