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난 6월 18일 WHO는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 11차 개정판(이하 ICD-11)' 최종안(http://icd.who.int/)에 '게임 장애'를 올렸다. 2015년부터 인터넷에 공개한 'ICD-11' 초안보다 좀 더 자세하게 내용을 게재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항목을 따로 구별했다.
Advertisement
코드 6C51로 분류된 '게임 장애'는 6C51.0 온라인 항목과 6C51.1 오프라인 항목, 6C51.Z 불특정(unspecified) 항목으로 세분됐다. 하지만 항목별 '게임 장애'를 정의한 내용은 비슷하다. 항목에 따르면 '게임 장애'는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게임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발생한다.
Advertisement
어떤 사람이 '게임 장애'인지 아닌지 진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개월 동안 게임에 대한 같은 행동 양식을 보여야 한다. 다만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진단에 필요한 기간이 12개월보다 짧아질 수 있다. 이런 내용이 담긴 'ICD-11'은 내년 5월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에서 마지막 논의를 거쳐 등재가 확정되면 2022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Advertisement
'국제질병분류'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병 및 사망 원인을 WHO에서 정리하고 발표하는 국제 표준 분류 규정이다. 최신판인 'ICD-10'은 1983년부터 1992년까지 개발된 후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ICD'를 기반으로 통계청 주도하에 'KCD(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만드는데, 현재는 2015년 발표된 'KCD-7'을 사용하고 있다.
WHO에서는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했지만, '게임 과몰입'에 대한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어 학계는 물론 게임 업계에서도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데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2월 임상심리학 분야 오픈 액세스 학술지 '행동 중독 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에서는 학자 20명 이상이 "'게임 과몰입'은 아직 과학적인 입증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질병 분류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올해 3월에는 같은 학술지에 게임 분야 연구 전문가 36명이 "'게임 과몰입' 질병 분류 반대 의견과 함께 "새로운 질환을 공식화하기 전에 '중독(과몰입)'이라는 개념부터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미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ESA)도 올해 1월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20억 명이 넘는데, 연구 결과를 보거나 상식적으로도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며 "우울증, 사회불안장애 같은 진짜 정신 건강 문제보다 게임을 더 중대한 문제로 보는 신중하지 못한 태도를 비판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5일 전국 40개 대학 게임 관련 학과 대표가 참여해 전국게임관련학과협의회를 발족하고 한국게임학회와 함께 '게임 장애' 질병 분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장애(disorder)', '중독(addictive behaviours)', '위험한(Hazardous)' 등 부정적 인식을 주는 용어를 사용하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게임 과몰입'에 대한 정의, 원인, 증상에 대한 사회적, 의학적 기준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WHO가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도박(Gambling)과 같은 항목으로 분류하면서 게임은 중독 물질로 규정됐다"며 "WHO는 명확한 연구 결과나 의학적 기준 없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제작하는 개발사 등 게임 산업 관계자 전부를 중독 물질 소비자, 생산자로 둔갑시키는 무책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