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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러시아 아웃사이더]단순 장난으로 탄생한 호날두 '턱수염 세리머니' 탄생, '메시 겨냥'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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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특이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일명 '턱수염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 중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 좋아하는 해외 언론들은 메시를 겨냥한 세리머니라는 가정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메시는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래드 아디다스 광고에서 염소와 함께 등장했다. 염소는 영어로 'gaot'인데 영어권에선 '역대 최고'라는 의미를 가진 문구로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사용한다. 이 광고의 콘셉트는 메시가 역대 최고라는 것이다. 게다가 메시는 올 시즌 턱수염을 기른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축구선수 자리를 놓고 메시와 경쟁하는 호날두는 이 광고가 불편했을 터. 그리고 자신이 메시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항변하기 위해 염소 흉내를 냈다는 것이었다.

호날두가 입을 열었다. '턱수염 세리머니' 이후 나흘 만이었다. 20일 모로코와의 대회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 플래시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내가 턱수염을 기른 건 히카르도 콰레스마와의 단순한 농담이었다. 사우나를 하던 도중 면도를 하다 턱수염을 남겼는데 콰레스마에게 '내가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으면 월드컵 끝날 때까지 깎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운이 오고 있다.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었고 모로코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했다. 계속 턱수염을 길러야겠다"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의기양양할 수밖에 없다. 2경기에서 4골이나 터뜨렸다. 스페인전에선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러나 메시는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초반 반짝 활약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는 온몸으로 포르투갈이 1무1패가 되는 경기를 1승1무로 만든 반면 메시는 호날두와 같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메시는 경기력적으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진짜 말을 아끼는 건 호날두다. 지난 스페인전이 끝난 뒤 각국 취재진의 요청에도 인터뷰 없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호날두는 모로코전에서도 전화를 받으며 믹스트존을 아무 말 없이 통과했다. 호날두는 기자회견에서도 질문 두 개만 받고 일어났다. 통상 많은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만 호날두는 특별 케이스였다.

호날두가 전한 '턱수염 세리머니' 탄생 비화를 그대로 믿어야 할까. 아직 메시를 겨냥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호날두가 다시 입을 열어도 들을 순 없을 것 같다. 모스크바(러시아)=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