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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1할5푼4리, 넥센 김규민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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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김병장'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팀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던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김규민의 모습이 요즘 보이지 않는다. 분명 경기에 나오긴 하는데, 이전처럼 공수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경기장에서 지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 성적으로도 확연한 부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김규민의 타율은 1할5푼4리(26타수 4안타)에 그치고 있다. 시즌 타율(0.314)에 비하면 최근 그의 부진이 매우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슬럼프가 찾아오고야 만 것이다. 원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우선적으로는 체력의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다. 김규민은 프로 입단 후 올해처럼 많은 1군 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다. 작년에 14경기, 21타석이 1군 경력의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48경기, 175타석을 소화하는 중이다. 월등히 늘어난 출장 시간은 분명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심리적 압박감도 2군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때문에 그간 김규민이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과 그에 따른 체력 소모를 감안하면 지금 시기에 슬럼프가 찾아온 게 자연스러운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상대팀의 집중 분석에 따른 약점 노출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4월 말에 김규민이 넥센 1군에 올라왔을 때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워낙에 1군 경력이 일천한데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김규민은 금세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5월 한 달간 거의 전 경기에 나오며 타율 3할7푼6리(101타수 38안타)에 20타점 14득점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하위 타순은 물론 리드오프 역할까지 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넥센을 만나는 상대팀의 전력분석 보고서 상에 김규민의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를 보고 나오는 상대 배터리도 김규민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상대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자 이런 상황에 익숙치 않은 김규민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규민에게 휴식을 많이 주면서 스스로 슬럼프를 벗어날 기회를 주고 있다. 사실 현재로서는 딱히 해법이 없다. 슬럼프는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걸 빠져나오는 방법은 누구도 같지 않다. 김규민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규민의 슬럼프 탈출은 개인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이정후가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상황이라 넥센은 다시 리드오프를 잃었다.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의 김규민만큼 리드오프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는 어렵다. 결국 김규민이 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면 넥센도 5위 싸움에서 한층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