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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란은 자신들의 스타일로 정면 돌파했다. 비록 승점 1점이 부족해서 16강은 좌절됐지만, 세계가 놀랄 만한 수비 조직을 보여줬다. 수치상으로도 그렇다. 우승 후보 스페인과 포르투갈, 다크호스인 모로코의 틈바구니에서 최소 실점이다. 아시아 예선 10경기 2실점의 수비력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3경기 2실점으로 잘 발휘됐다. 박경훈 교수와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은 이란의 수비 밸런스를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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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수비가 빈틈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수직적 이동(LINE UP-DOWN)'을 잘 하기 때문이다. '라인업' 타이밍인 상대가 백패스 혹은 횡패스를 할 때, 상대의 첫 터치나 몸의 방향이 등을 돌리고 있을 때, 수비라인은 망설임 없이 전진한다. 상대가 볼을 주고받을 공간을 줄여간다. 상대의 전진 패스 순간엔 3선의 라인이 동시에 뒤로 물러난다. 미드필더와 공격진 모두 하프라인 밑까지 좁히며 내려선다. '투 뱅크(두 줄 수비)'가 형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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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라인을 내리는 것만 잘하는 게 아니다. 득점이 필요할 땐 전방압박도 펼친다. 특히 2차전인 스페인전에선 디에고 코스타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부터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내려섰을 때 톱니바퀴처럼 한 명이 압박하면, 주변 한 명은 그 공간을 메워주는 형태가 전방에서도 이어졌다. 비록 득점까지 연결하진 못 했지만, 세계 최고의 볼 소유 능력을 자랑하는 스페인이 이란을 상대로 후반전 주도권을 뺏긴 채 7회의 슈팅을 허용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전방에서 압박하며 크로스 기회를 얻었고, 결국 상대 핸드볼을 유도하며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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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란의 전술적 완성도는 아주 높았다. 비록 경기 지연 행위나 간혹 거친 플레이로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마저 1점으로 틀어막은 팀 밸런스는 대단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7년을 걸쳐 완성한 점을 감안하면, 감독 교체가 잦은 아시아 대륙에 의미하는 바도 컸다. 특히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의 대세인 '잘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면 약팀도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대표 주자가 이란이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통할 수비조직과 밸런스를 보여준 이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박수를 보낸다.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