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천국제공항. 시계가 2시45분을 가리키는 순간 함성이 터져나왔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격했던 신태용 A대표팀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장내 곳곳에서 "선수 여러분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손흥민 이승우 등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장내에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대략 500명의 팬이 모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선수단을 향해 달걀과 쿠션이 쏟아졌다. 16강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 대표팀을 탓하는 것이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축 선수 일부가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하며 개막 전부터 혼란에 빠졌다. 결국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환호했지만,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선수단을 이끌었던 신 감독은 "월드컵에 가기 전에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다. 7월에 돌아오겠다고 굳건히 다짐했다. 그러나 6월에 들어오게 돼 아쉽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밤늦게 국민께서 응원해주셨다. 덕분에 (독일을 꺾는) 1%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예선 때부터 많은 선수가 함께 했지만, 다 함께 경기하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다. 응원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4년 전 데자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를 기록, 16강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던 선수단은 귀국장에서 사탕세례를 받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을 향한 명과 암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편, 대표팀은 29일 해단한 뒤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K리거들은 후반기를 준비하고, 해외파 선수들 역시 후반기 혹은 새 시즌을 준비한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