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선수, 힘내세요!"
응원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귀국한 장현수는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장현수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신태용 감독을 비롯, 태극전사들과 함께 팬들 앞에 나섰다. 장현수 역시 밤늦은 시각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다. 하지만 장현수는 팬들의 몰려드는 사인 공세에도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림잡아 그 이유는 추측할 수 있다.
장현수는 이번 월드컵에 나간 태극전사 23명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다. 그는 스웨덴전(0대1 패)과 멕시코전(1대2 패)에서 연달아 실수했다. 스웨덴전에서 결과적으로 나쁜 패스 미스가 많았다. 멕시코전에선 태클 타이밍이 안 좋아 핸드볼 반칙을 했고, 그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한국은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패했다. 인터넷 상에선 그를 향한 비난의 강도가 도를 넘길 정도로 지나쳤다.
이를 악물었다. 장현수는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그라운드를 달리고 또 달렸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의 2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1승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장현수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멕시코전이 끝난 뒤 후배 손흥민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던 장현수는 귀국장에서도 줄곧 고개를 숙였다. 팬들의 응원과 격려에도 장현수는 땅만 바라봤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