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듯한 무더위 속 K리그1 역시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팀순위는 전북의 독주다. 스플릿라운드 전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머지팀들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상위스플릿 진출을 위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개인상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득점왕, 도움왕, MVP, 영플레이어상을 향한 선수들의 경쟁도 관심사다. 19라운드를 마친 지금, 개인상 판도를 살펴봤다.
▶득점왕-외인의 절대 우세
외인 공격수들이 판세를 이끌고 있다. 득점 1위부터 6위 중 5명이 외국인이다. 그 중에서도 '소양강 폭격기' 제리치(강원)과 '괴물' 말컹(경남)이 돋보인다. 제리치는 1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름 들어 페이스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후반기 5경기에서 5골을 폭발시켰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헤딩과 강력한 오른발이 무기다. 부상에서 돌아온 말컹 역시 후반기 득점포를 이어가고 있다. 13골로 득점 2위다. 경기 감각이 회복될수록 더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현재 골과 기량을 보면 이 두 선수가 마지막까지 득점왕 경쟁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 뒤를 '인천의 공격 듀오' 무고사와 문선민이 잇고 있다. 나란히 9골을 기록 중이다. 무고사는 최근 페이스가 주춤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선민은 득점 5걸 중 유일한 토종이다. 월드컵 출전 후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부상 중이지만, 지난 서울전 결승골을 포함해 출전한 경기마다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3위 그룹은 7골을 넣고 있는 주니오(울산) 바그닝요(수원) 이동국(전북)이다.
▶도움왕-춘추전국시대
도움왕은 구도가 복잡하다. 공동 1위만 4명이다. 세징야(대구) 이 용(전북) 아길라르(인천) 홍 철(상주)가 나란히 5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외인들은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토종들은 모두 윙백이라는 것이 이채롭다. 세징야와 아길라르는 발군의 개인기와 킬패스를 앞세우고 있고, 이 용과 홍 철은 스피드와 탁월한 크로스를 무기로 하고 있다.
2위 그룹도 치열하다. 염기훈(수원) 이근호(울산) 디에고(강원)가 각각 4개의 도움을 올리고 있다. 역시 주목할 선수는 염기훈이다. 올 시즌 100개 도움달성에 성공한 염기훈은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손준호(전북)에게 뺏긴 도움왕 탈환을 원하고 있다. 각각 주니오, 제리치라는 확실한 파트너가 있는 이근호와 디에고 역시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MVP-전북의 집안 싸움
우승이 유력한 전북의 집안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 우승팀에서 MVP가 나온 사례도 제법 있지만, 올 시즌에는 우승팀 메리트를 넘을 정도의 임팩트를 남긴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전북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전북에서도 확실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북은 올 시즌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전하는 선수들마다 모두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변수도 있다. '에이스' 이재성이 해외진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성 마저 후보군에서 제외될 경우, MVP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에 최종 후보를 제출해야 하는 최강희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플레이어상-트로이카의 3파전
MVP보다 치열한 것이 영플레이어상이다. 2013년 도입된 영플레이어상은 K리그1 선수 가운데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 출전햇수 3년 이내, 해당시즌 K리그 전체 경기중 1/2 이상 출전 선수를 후보로 추린다. 역시 눈길이 가는 것은 송범근(전북)-조영욱(서울)-전세진(수원) 트로이카다. '신인들의 무덤' 전북에서 첫 해부터 주전자리를 꿰찬 송범근은 사상 첫 골키퍼 출신 영플레이어상을 노린다. 송범근은 전북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골문 불안을 해소했다는 평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쥘 경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모처럼 등장한 10대 선수인 조영욱과 전세진 역시 명문 서울과 수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한승규(울산) 한찬희(전남) 김현욱(제주) 홍승현(대구) 등도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보로 손색이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